그땐 몰랐지, 중남미 여행기
인천에서 뽀송뽀송하게 새벽 첫차를 타고 공항으로 향하던 나는
불과 3x시간 만에 노빠꾸 여행의 현실을 맛 보았다.
아틀란타 공항에서 햄버거 반쪽만 먹고 반쪽은 아침으로 먹으려고 머리맡에 두었던 소중한 식량은 청소아주머니의 눈에는 쓰레기일 뿐이었고, 미국의 물가는 매우 비쌌고, 공항 노숙은 핵힘들었다.
멕시코 직항 항공권까지 생겼지만, 노빠꾸 중남미 여행을 떠날 때만해도 대게 페루-리마in 이 가장 보편적인 루트였다.
꽃청춘 리마편 덕분에 리마로 가는 항공권이 그나마 저렴했기 때문(최저가 왕복 130만원선). 4개월 동안 중남미를 다 돌고 싶었던 나는 지도어플을 켜두고 어림 짐작하며 루트를 짰다. 대력적으로 남미 리마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돌고-3개월 중남미 (파나마, 과테말라, 멕시코 등)을 1개월 돌기로 고심끝에 결정!!
세부 항공권, 국가 간 이동, 교통 수단 이런건 없다. 물론 아마존 강과 열대 우림에 가로막혀 정말 가로막혀 나중에 난항을 겪기도 하고, 덕분에 계획 없던 곳도 가게 되었지만
인천 리마로 가는데 2박 3일이 걸렸다. (원래는 1박 2일 일정)
그러니까 아슬아슬 했다. 디트로이트에서 아틀란타, 아틀란타에서 리마 항공권 환승시간은 1시간이 조금 넘었다. 예정대로만 도착한다면, 아무 문제없는 스케줄이었지만 디트로이트에서 비행기가 제시간에 이륙하지 못했다.
항공기 연착은 참으로 *마치 앞으로 닥칠 노빠꾸 여행의 복선이었다.
항공사에서는 세면용품이 들어있는 파우치 하나를 제공했고, 첫 공항 노숙을 하게됐다. (훗) 쪽잠을 자다 일찍 일어난 김에 아틀란타 시내 구경도 했다. 코카콜라 박물관에 가서 콜라로 배도 채우고, 미국 치토스도 사먹고, 마틴루터킹의 기념관도 가보고, 커다란 동네 돌산에 가서 기념 사진도 찍었다.
커다란 돌산에가면 솟아있는 껌기둥을 볼 수 있다. 씹던 껌을 붙여놓은...씹던 껌 기둥....
우여곡절 끝에 꿈과 희망을 품고 도착한 리마 공항,
2박 3일만에 마주한 내 배낭엔 달려있어야 할 것들이 사라졌고,
그나마 가방 하나는 나오지 않았다.
노빠꾸는 노빠꾸... 중남미는 시작부터 노빠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