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 you soon, my summer
여독이 길다.
여독인지 아닌지 헷갈린다.
꼬따오가 자꾸만 어른거린다.
2022.06
아주 정확하게 2년하고 6개월만에 따뜻한 남쪽나라 태국의 작은 섬 꼬따오를 방문했다.
나의 마지막 해외 여행지는 꼬따오였다. (2019년 12월 24일-2019년 12월 31일)
다시금 반정도 열린 하늘을 통해 먼길을 돌고 돌아 온 곳이 또 꼬따오다.
꼬따오는 이번이 6번째 방문이다.
맥도날드도 스타벅스도 없는 아주 작은 섬이 도대체 뭐가 좋다고 자꾸만 찾게 되는건지
이곳 말고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이 잔뜩 쌓여있지만, 그래도 나의 작은 천국은 꼬따오가 분명하다.
평화로운 섬이다. 꼬따오에 살거나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다를 좋아한다. (아마도)
다이빙(스쿠버+프리) 교육에 특화되어있는 섬이기 때문에, 바다를 싫어하면 굳이 섬을 찾을 까닭이 없으니까
아무튼
꼬따오에만 오면 피부는 까맣게 태우고, 행복한 기억 마일리지를 잔뜩 적립하고 떠난다.
꼬따오도 코로롱탓에 제법 변했다. 사이리 비치(번화가)로드에는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바다를 직장으로 두었던 많은 사람도 2년 넘게 이어진 21세기 전염병으로 섬을 떠났다.
오랜만에 찾아간 꼬따오, 좋아하던 식당에서 브런치도 먹고, 멀리서나마 응원하고 있던 멋진 다이버 선생님도 다시 만났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바다 세상도 유튜브가 아니라, 직접 보고 피부로 느꼈다.
뜨거운 햇살은 젖은 머리를 바짝 말려주었고,
오가다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인사로 평화지수를 채웠다.
꼬따오에 입도하자마자 매핫 항구에서 바다를 바라보는데 말그대로 눈물이 핑-돌았다.
6번째 꼬따오에는 제이피가 없었다.
초록눈을 꿈뻑이고,
바다와 자전거를 사랑하고,
길잃은 고양이를 키우던 제이피는 이제는 이 세상 어디에서도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기나긴 전염병이 없었다면, 그래서 그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작은 파라다이스 꼬따오에서 그가 사랑하던 바다와, 자전거 그리고 고양이와 함께 살았다면
그랬다면 그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지독한 바이러스가 이 세상을 흔들어 놓지 않았다면 말이다.
말도 안되는 정글 속 그의 빨간 오두막과 빨간 바지를 다시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JP
네가 건네던 수많은 위로와 응원이 아직도 나를 힘나게 해
나는 아직도 프리다이버가 되지 못했지만,
언젠가 자격증을 목에 걸게되면 말이지 그것은 모두 다 네 덕분이야.
네말대로 우리는 모두 괜찮을거야
Sea you soon 그리고 ¡Cha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