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지를 알리는 길가 안내판의 그림을 보며 여러 번 스치던 혼인지에 가 보기로 했다
3월 21일은 바람이 아주 많이 불어 역시 제주라고 큰소리 치는 것 같았고 구름 속에 해님이 숨어 봄샘 날씨 같았다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해안도로를 돌아보고 돌아오는 길에 혼인지를 향했는데 대체로 길은 한적했으며 도착하니 길 건너에 주차장이 있어 주차를 했지만 따로 관리하는 이 가 없어 혼인지로 건너갔다
바로 관리실인듯한 한옥이 나타났고 그 앞에는 전통혼례의 모형이 두 쌍 있어 둘이서 모형에서 셀카를 찍으려는데 약간 불편하여 그만둘까 할 때 안내하시는 분이 나오셔서 친절하게 사진을 찍어 주었다.
오랜만에 신랑 신부 되어 사진을 찍고 한 바탕 웃으며 옛 추억이 떠올라서인가? 왜인지 기분이 좋았다
안쪽으로 들어가자 연못이 나왔는데 이곳은 제주 삼성혈에서 솟아난 고, 양, 부의 세 신인이 동쪽나라에서 온 세 공주를 맞아 혼인을 하였다는 못이라 하여 혼인지라 한다는 것이다
못 옆으로 나무다리 길이 이어져 있어 들어가니 굵은 나무들이 있고 한 옆에 동백꽃이 떨어져 동백나무 밑바닥에는 아직 시들지 않은 붉은 꽃들의 슬픈 눈물이 흐르는 것 같았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자 땅바닥에 네모진 구멍이 있었는데 이곳은 신방 굴이라 하며 고, 양, 부 세신인이 세 공주와 결혼하고 합방을 한 굴이라는 안내표지를 보고 가까이 가서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1m쯤의 깊이에 안쪽에서 세 곳을 향한 낮은 굴이 펼쳐져 있을 것처럼 보였으며 너무 낮아 허리를 구부리고 들여다 보았다
신방굴을 보고 난 후 머릿 속이 복잡해 졌는데 인간 그것도 세쌍이 들어가 신방을 차릴만한 곳이 아니어서 역시 전설은 의인화에 의한 것이라며 스스로의 생각을 정리 할 수 밖에 없었다
이곳을 지나 세 공주를 기리는 사당이 있었고 전통혼례관과 폐백관이 있었는데 자물쇠가 굳게 잠겨있어서 실내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외관만 보았는데 기왕에 관광지로 소개하고 있으니 전통혼례의 모형이나 의상 등을 전시하는 전시관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