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딱 하루 여행 날씨가 흐리고 엄청난 바람이 시작된 3월 21일이었다
넘칠 듯 가득 차오른 만조의 바닷가는 거 센 바람으로 인해 바닷가 드라이브를 해도 될지 의문이 들 정도로 겁이 났지만 이왕 나섰으니 바닷길을 돌아 해녀 박물관에 가 보았다.
주차를 하고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한 박물관으로 잠시 걷는데도 너무 센 바람으로 몸이 되로 밀려나고 추워서 다시 차로 돌아가 두꺼운 겉옷을 입고 다시 올라갔다
입장료는 65세 이상은 무료 일반은 1100원을 받았는데 1100원이라는 입장료가 지금껏 내본 적이 없어서 인지 고개가 갸웃하며 웃음이 나오는 이유를 나 자신도 의아했다
해녀 박물관 입구에는 철사를 엮어 만든 바닷속을 유영하는 해녀의 조형물과 불턱에 해녀들이 모여 있는 모형과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으며 해녀들의 전시된 옛 의상은 저 옷을 입고 어떻게 그 깊고 차가운 물속에 뛰어들었는지 마음이 아팠다
다행인 것은 해녀복의 발전으로 현재의 해녀복으로 변형되었다는 설명과 복장을 보고 나름 안도되었다
전시관 화살표 방향을 타고 돌자 옛 해녀들의 삶의 터전인 집과 옷가지 물허벅과 장독대가 전시 되었는데 여기서도 부엌 아궁이는 부엌 한쪽으로 나란히 있어 제주는 온돌 문화가 아니었다는 느낌을 다시 받았다.
해녀들의 목숨을 건 바닷속 일터는 토속 신앙에 많이 의지했던 것을 알게 하는 굿 용품과 굿을 하며 바다에 빌고 있는 모형도 전시되어 있었다
또 다른 전시실로 들어가자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갈 때 사용했던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고 현존하는 해녀분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으며 한옆에는 영사실이 있어 제주 해녀들과 그 지역을 소개하고 있었다.
1층을 돌아본 후 전망대로 올라갔는데 조형 물속에 소라, 게, 전복, 오징어등의 모형을 구멍 속에 숨겨놓아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노란 유채꽃이 어우러진 마을 풍경과 넘실대는 파도의 바다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만나기 어려운 귀한 풍경에 푹 빠져 시간이 멈춘 듯 한참을 앉아 있었다
실내를 나와 야외 전시물을 살펴봤는데 돌 해녀상과 독립운동 해녀 위령탑 3척의 배 위령탑 옆의 세분의 해녀상이 있었고 해녀들이 바다에 들어가고 나왔을 때 모여서 몸을 녹였던 불턱이 있었다
해녀 박물관 야외전시장을 돌아보는 시간 동안 3월 봄샘 추위에 너무도 바람이 거세게 불어 걷기가 힘들었지만 멀 리 제주까지 왔으니 어느 하나 허술히 볼 수는 없었으며 이 처럼 박물관을 통해 제주 해녀들의 고달픈 삶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며칠 전 바닷일을 마치고 나오는 해녀를 만나 해녀 집에 들어가 얘기를 나누고 작은 돌문어 한 마리를 샀는데 잔돈이 남아 거슬러 주지 마시고 작은 소라 한두 개를 달라는 말에 잔돈을 찾아다 거슬러주던 모습에 야박하다 생각했었는데 오늘 박물관을 들러보며 그것이 그녀들의 계산법인 것 같다고 스스로 깨닫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