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벙커: 클림트전

by 한명화

딸의 안내로 빛의 벙커 :AMIEX(프랑스 몰입형 미디어 아트) 구스타프 클림트와 훈데르트 바서의 작품을 보로 나섰다

제주에 와서 처음으로 버스를 갈아타며 하는 여행이어서 또 다른 묘미가 있었다

서귀포시 성산읍 고성리의 한 버스 승강장에서 내려 시골길 같은 길을 800여 m 걸어가는데 숲의 상쾌함이 아주 기분이 좋았지만 만약 딸 혼자 보냈으면 불안할 것 같은 한적한 길을 지나 벙커에 도착했다

입구부터 플래카드가 걸려 있어서 공연장의 분위기를 내고 있었으며 이른 시간이라 아직 주차장에는 그리 많지 않은 차들이 있었다

주차장을 지나 들어가니 동산이 있고 그 밑으로 철문이 열려있었으며 그 안이 공연장 이어서 의아했는데 알고 보니 이곳은 일본과 한국 또 제주로 연결하는 해저 광케이블을 관리하는 곳이었으며 이 건물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건물을 짓고 그 위에 흙을 덥고 나무를 심어 위장을 했으며 어떤 자극에도 안전하도록 아주 튼튼하게 지은 역사적 건물이며 광케이블 사업은 그때 당시 엄청난 국책사업이었으며 정원에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직접 와서 기념식수를 한 귤나무에 하귤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커다란 철문을 지나 들어가니 입장권 판매처가 있어 1인 15000원의 입장권을 발매하여 입장하는데 그 입구에 작품과 작가에 대한 안내 포스터가 화려하게 붙어 있었다

공연장에 발을 들여놓자 웅장한 음향과 함께 화려한 그림을 보여주는 빛이 열정적인 변화를 이루며 춤을 추고 있었으며 공연장은 넓었고 엄청난 벽과 바닥 그리고 벽과 벽 사이 모든 곳이 무대였 벽면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쏟아지는 작품의 변화로 인해 숨을 쉴 틈도 없었다

또 의자에 앉아 보는 것과 걸어 다니며 즐기는 느낌도 또 달랐는데 작품은 고대에서 근대로 이어지며 생명의 나무를 통해 삶이 이어진다는 이야기를 만들어가며 공연을 감상하다 보니 공연을 한 번 보고 나오기가 너무 아쉽고 더욱 깊이 있게 내 것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가기 위해 연속 3회를 보고 나오는데도 무언가 아쉬움이 내 옷깃을 잡는 것 같았다

제주에 한 달을 있으면서도 관심 밖이어서 이런 곳이 있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딸의 등장으로 제주 한 달 여행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멋진 공연을 관람하고 카페에 앉아 글을 쓰며 느꼈던 시간들은 어쩌면 잊혀졌던 먼 옛시절을 되돌려준 선물이었고 감사함이었다.

빛의 벙커 공연은 2019년 10월 29일 까지라고.


이전 18화천제연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