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ㅡ고맙습니다

by 한명화

지나던 길가 옥수수밭

빨간 수염 늘어뜨린 옥수수 주렁주렁

여고시절 설악산 수학여행 중

춘천에서 사 먹었던 달고 찰진 맛

팔뚝만 한 옥수수 생각 나

입속에 벵 그르르 맴도는 침샘

옥수수가 그렇게 맛있는 줄은


딩동!

문을 열고 보니 택배 아저씨 두고 간

커다란 박스 낑낑대며 끌고 들어와 보니

동해시에 사시는 시누이님

몇 년 전에도 보내 주셔 맛있게 먹었는데

이 큰 박스에 옥수수랑 감자로 가득ㅡ


감사 인사드리고는 빠른 손질

옥수수 속껍질 한 겹 남기고 까서

고이 간직한 커다란 솥 꺼내어

푹 삶아 소쿠리에 건져 식혔다가

비닐봉지에 나눠 넣어 냉동실에 넣어두고

감자는 그늘진 곳에 자리 잡아주고는

몇 알 삶아 옥수수랑 먹어보니

포근포근 감자맛에 찰진 옥수수

잊었던 수학여행 따라온다

깔깔대던 소녀들의 웃음소리도

맛있다며 나눠먹던 옥수수 맛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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