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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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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l 20. 2020

아라리 촌의 선물

아라리촌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러나 아~아~아~~~~

산 꼭대기에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정선 아라리를 읊조리며 아라리촌에 입성

입장료도 없고  주차비도 없고 한적하다

입구 지나 찻집 옆으로 돌아 들어가니  금빛 입은 선비들의 토론장에서는 정선아라리에 대한 열띤 토론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고 바로 옆에는 시원한 나무 밑에서 막걸리잔 주고받는 신선놀음에 빠진

노인들도 있고 또 그 옆에는 술 마시고 주정한다고 단단히 화가 난 마님께 꾸중 듣느라 땅바닥에 주저앉은 주정꾼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냈다

범위가 그리 넓지 않아 한 바퀴 돌며 옛 집들의 모습이랑 물레방아며 장승들의 모습들이 유쾌하게 맞아주었다

중간쯤에 난장 무대도 마련되어 있는데 아마도 정선아리랑 공연도 펼칠것이어서 무대 위에 올라 정선 아리랑을 엉터리 춤사위와 함께 풀어 보며 한바탕 웃어보기도 했다

안쪽 깊숙이 있는 멋들어진 정자에 올라앉으니 시원한 바람과 조양강의 물줄기가 역시 풍류를 즐겨야 할 것 같아 아까 무대를 장식했던 정선 아리랑이 절로 나왔다

평일인 데다가 요즘 사회적 동참으로 관광객이 없어서 인지 정자 옆 민속 음식점은 굳게 닫혀 있어서 많이 아쉬웠다

빈대떡 한 접시에 막걸리 한 사발이면 짝꿍의 입이 귀밑에 걸릴 텐데ㅡㅎ

한적한 아라리촌을 여유롭게 돌다 보니 어느 사이 느긋한 평안함에 발걸음도 여유롭다

다시 입구

찻집 유리창에 아이스크림도 있다는 안내에 시중에서 판매하는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들고 벤치에 앉아 천천히 먹다 마주 보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사람 사는 것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욕구? 그것이 뭐라고 아등바등 살았을까

이렇게 나무 의자에 앉아 20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하나 먹으며 이렇게 행복한걸

아마도 정선 아라리의 음색을 흉내 내며 걸었던 아라리촌이 여유라는 말을 데려와서 일까?

여유롭고 유쾌한 아라리촌 방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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