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징검다리

by 한명화

비가 내렸다

많이도 내렸다

장맛비 아니 태풍처럼 내렸다

분당천 징검다리 물속에 갇혀

건널 수 없어 그 사명 잃었는데

아니ㅡ

더 큰 기쁨 찾아 주었다

빗 사이 코스모스 보살피던 손길들

흙 묻은 신발 벗어던지고

흙 묻은 호미 들고 징검다리에

센 물살 발 사이 간지럽히며

잠깐도 좋으니 함께 놀자고

하하 호호 웃음소리 맑기도 하다

어릴 적 고향 냇가 그리움도 씻고

흙 묻은 손도 씻고 호미도 씻고

운동화 신은 발도 풍덩 담갔다

징검다리 물소리가 너무 좋아서

징검다리 뛰놀던 고향 그리움에

함께하는 천사님들 너무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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