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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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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ug 24. 2020

난설헌 허초희의 생가를 둘러보고

동해를 가다 5

허난설헌

어린 그녀의 이름은 초희

참으로 아름다운 이름이다

강릉 초당마을의 초희네 집은 세도가의 집이었음을 전하고 있었다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고택

집 밖의 멋들어진 커다란 우물은 초희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말해주고 있었고 집 안밖에서 보여주는 잘 정돈된 모습과 잘 가꾸어진 나무들 부귀의 상징이었던 활짝핀 능소화와 옆문을 향한 롱 꽃이 진분홍 옷을 입고 멋스러움을 뽐내고 있었다

밖 쪽으로는 둘러쳐 놓은 듯 대나무가 푸르름을 자랑하고 온통 집을 둘러싸고 있는 푸르른 소나무 정원?은 주변에 집들이 없어 어린 초희가 친구가 없었음을 전하고 있었다

이러한 자연 속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바라보며 자랐을 초희는 자연스럽게 글과 그림으로 표현을 했을 것 같았다

집안을 살피다 허난설헌의 대형 초상화를 보니 단아한 모습의 아름다운 여인이다

저처럼 아름다운 여인을 그 남편은 왜 그리 외롭고 가슴 아프게 했는지 생각에 잠겼는데 부부일이란 뉘라서 알겠는가

결혼하고 10여 년을 살면서 남편에게 외면당하고 그도 모자라 아이를 둘씩이나 잃고 셋째는 유산까지 하고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을 했으니 참으로 기구한 인생이 아니겠는가

그녀의 수많은 작품은 유언으로 인해 다 태우고 남아있는 작품은 동생인 허균이 간직했다가 세상에 나온 것이라 한다

허난설헌의 생가를 돌아보고 울창한 소나무 숲에 앉아 시원한 바람으로 땀을 닦으며 행복했던 어린초희의 삶과 불행했던 여인 허난설헌의 삶을 생각해보았다

예쁜 얼굴에 아름다운 미소로 단정하게 앉아 글을 쓰고 있는 모습이 다가오더니

오랜 날들을 찾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앓고 있는 아이를 안고 슬프고 안타까워 초췌해진 여인의 모습도 지나간다

만약

그녀가 하고 싶은 글을 쓰며 살게 했다면 그리 짧은 생을 마치지는 않았을 것을 ㅡ

그녀의 생가를 돌아보고 나오는 발걸음이

왜 이렇게 무거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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