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어렵다

by 한명화

주민참여 예산제 일을 시작하며 우리 동네에 필요하고 보다 아름다운 동네를 만들기 위해

작년부터 의견을 모으고 계획하고 예산을 신청해서 우리가 계획한 시설물 설치가 확정되었다

모든 주민들이 고루 누리게 할 수 있도록 적당한 장소를 찾아 아파트 사잇길 녹도에 사랑의 포토존을 설치하고 내로라하는 시인들의 마음 따뜻한 시를 엄선해서 멋진 시화를 만들어 동네 아파트 옹벽에 설치도 하고ㅡ

동네가 환해졌다느니 우리 동네에서 여행지처럼 사진을 찍었다느니 환영의 인사가 참 많았고 왜 그 아파트만 좋으라고 그곳에 시화를 설치했느냐는 질문에는 깨끗한 옹벽과 오가는 인파가 가장 많은 곳이어서 그것도 어렵게 승낙을 받고 설치했다는 대답도 해야 했다

그래도 많이들 좋아해 주시니 보람이 있었다

그런데

동에 민원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왜 거기에 설치해서 시끄럽게 하느냐고

?? 동네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라 특별히 시끄럽지 않은데?

며칠이 지나자 시끄럽다는 소리가 사라졌다

또 민원이

이번에는 포토존이 있어 자기가 지나갈 때 누군가 사진을 찍으면 자신이 찍할 수 있고 요즘 사람들은 sns에 사진을 올리는 취미가 많아 그때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얼굴이 들어가 사진이 돌아다닐 수 있으니 당장 치우라고ㅡ

녹도 공원길이 어두워 불을 밝게 하고 나무들이 우거져 좀 더 안전하고 밝은 길이 되게 하기 위한 일환으로 밝은 하트를 설치한 것인데 그리 얘기하니 그것도 이해가 되긴 했다

그래서

불편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위치를 바꾸어 보려니 또 다른 민원이 발생할 염려가 되어 그 가까이 사시는 분께 의견을 타진해 보고 장소를 정하기로 하고 고민 중에 있다

의견을 좀 들어보니 좋은데 한두 사람이 불평한다고 옮긴다는 건 말이 안된다 한다

좋아하는 의견이 대다수이지만 불편해하는 사람의 생각도 들어주고 싶고 참으로 각 개인의 생각차가 이렇게 크니 고민이 커진다

그래도 옮겨야겠지

왜?

한 사람이라도 불편해선 안되지 않나?

그 사람은 그 불편함이 절실할 수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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