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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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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Sep 16. 2020

드디어 행주산성 주차장에 들어섰다

참 습관이란 무서운 건가 보다

일상의 매임에서 풀려나 자유의 시간을 누리게 된 후로 그 시간들이 아까워서

출사?라는 명분을 걸고 매월 두서너번은 어딘가를 찾아 새벽을 열며 떠나는 그 시간들의 설렘이 어느 사이 습관처럼 굳어졌었나 보다

지난달에 원도 정선과 춘천 쪽을 다녀온 후로 코로나의 기세가 더 가파르게 상승해 뉴스에서는 제발 나가지 말고 집안에 있으라는 부탁을 쏟아내고 특히 나이 든 사람들은 제발 집에 있으라는데 그러고 보니 그 그룹에 나 자신도 들어선 것 같아 잠깐씩의 외출 외에는 여행은 내려놓고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집에 있었다

이제 거의 한 달 가까이 지난날들에 뭔가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내 마음을 읽어 버리셨나 보다

고양에 있는 행주산성에 다녀오자며 아무래도 평일 그곳은 한적할 것 같다신다

그래서 출발한 행주산성 길

멀지 않다는 생각과 개장이 오전9시라 해서 출근길을 피한다며 9시 넘어 출발했는데 차가 많기도 한가보다 

오랫만에 들어선 서울시  통과  구간은  한강을 따라가는 풍경과 여유는 간데 없고 길마다 주차장처럼 즐비한 차들이 가다 서다를 하며 꽉 차 있다

하기야 이렇게 무섭다고 난리인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용감한 사람들과 어찌할 수 없는 사람 외에는 대중교통 이용에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을 것이기도 해서인지

1시간을 예상하고 나선 길이 서울 구간을 통과하는데만 한 시간이 걸린 듯하였다

먹고살기 위한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들 외에는 나부터 집에 있어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 같은 미안함이 올라오지만 어쩌겠어 힘들게 용기를 내어 이왕 나온 이니 앞으로 전진할 수밖에

한강이 흐르고 풍경도 흐르고 차들도 흐르고 차 안의 사람들도 다 같이 흘러가고 있는데

한남대교를 지나 얼마나 갔을까 갑자기 기차 소리가 나서 옆을 보니 시멘트를 실어 나르는 둥글둥글한 기차가 세월을 로 밀어 당기며 1900년대로 잠시 돌려주었다

언제 보았던가 

까만기차를 바라보며 신선한 충격과 추억으로의 안내로 밀려가는 길의 흐름을  잊을 수 있었다

서울지역을 벗어나 고양에 들어서니 차의 흐름이 바뀌었고 시원스레 달릴 수 있음에 깊은 숨을 몰아쉬며 이 또한 감사했다

예전엔 그저 당연했던 주변 환경이나 여건들이 요즘은 감사함으로 다가오는 것은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겪으며 그 진가를 알게 되었기 때문인가 보다

행주산성에 가까이 왔나? 안내표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얼마를 달렸을까 큰길에서 나와 다리 밑을 통과해서 동네 안으로 들어왔는데 잠시 길을 잃고 헤매었다

들어가는 길이 어디에 있지?

내비게이션의 안내도 같이 헤매고 있었다

동네 작은 골목길들이 여기저기를 향하고

가계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것 같고 어쩌면 남의 집 마당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 이리저리 헤매다 한 음식점 주차장에 앉아계신 주민께

행주산성에 가려는데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묻자 바로 옆 작은 골목길을 알려주신다

좀 어이가 없었다

행주산성은 알려진 사적지인데 들어가는 길이 이렇게 작은 동네길이라니

믿기지 않았지만 알려주신 길로 꼬불꼬불 정말 어릴 적 시골 골목길을 걷는 것처럼 차가 들어가고 있었고 한참을 그렇게 들어가자 넓어진 길과 주차장이 나왔다

아마도 좀 더 돌아오는 다른 넓은 길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드디어 행주산성 주차장에 들어섰

그리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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