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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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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Sep 18. 2020

행주산성이 토성인 이유 있었네

행주산성의 정상 행주대첩비 아래쪽에 충의 정 마당에서 보니 고양시내의 모습이 내려다 보였다

이리저리 돌다 보니 토성 가는 길 이란 안내 푯말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가보니 조금은 가파른 계단이 나타났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저 밑에서 올라오는 여행객이 우리를 발견하고는 마스크를 올려 쓰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가  마스크를 바로 고쳐 쓰고 있는 나 자신에 깜짝 놀라 마스크를 잘못 쓰면 상대에게 불안감을 준다는 사실이 이제는 몸에 배었나 보다 라며 나 자신에게 다시 한번 당부하고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고 산길을 돌아가는데 나무표지판에 행주산성 누리길 이야기가 있어 읽어보니 약 1Km의 산성 길이에 400미터가 넘게  복원되었으며 이 곳에 행주산성 출입구가 있었고 낮은 지역으로 전투가 가장 치열하여 아군과 적군 모두 피해가 많이 발생한 지역이며 토성 복원이 된 가장 낮은 지역이라 한다

글을 어 보고 카메라에 담기 위해 뒷걸음으로 물러서다 아차 하는 순간 미끄러지기 시작했는데 하마터면 넘어질뻔해서 겨우 중심을 잡고 보니 계속된 비에 길바닥에 물이끼 같은 미끌미끌한 성이 생겨 있었다

하마터면 넉장구리 했을 상황을 견뎌냈다는 안도감에 휴 ㅡ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기어이 한컷을 담아냈다

그곳에서 넘어지지 않았다는 칭찬이었을까 길가에 다람쥐가 앉아서 알밤을 열심히 까먹고 있어 조금 가까이 가도 눈치채지 못하고 포즈를 잡아 주었는데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아까의 혼쭐은 잊고 입가에 미소 한 바구니 담으며 토성을 만났다

걷기에 아주 편안한 흙길인 토성의 누리길은 대부분 낮은 능선 같은 느낌이었다

토성의 길이는 그리 길지 않았는데 특이한 것은 행주산성에 입성해서 쭉 돌아 토성길을 걷는 내내 보통의 산에서 만나는 바위나 돌덩어리 심지어 돌멩이도 눈에 띄지 않았는데 아마도 돌멩이는 왜군을 향해 다 던져버렸나 보다

행주산성은 약 125미터 고지의 덕양산에 위치해 있는데 이 산에는 돌이 귀하다는 것이 아닐까?

토성은 흙으로

아! 그래서 토성을 쌓았구나 라고 스스로 지리학자나 된냥 고개를 끄덕이며 이 없으면 잇몸으로 라는 속담처럼 지리를 이용할 줄 알았던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하며 누리길을 돌아 나오는 입구쯤에 하얗게 핀 버섯 두 송이가 찾아주어 고맙다며 잘 가라는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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