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우리 집에서 놀자

by 한명화

오후 햇살이 좋다

슬슬 햇살 놀이하며 지난번 상가 골목 지날 때 봐 두었던 새로 생긴 반찬가게에 5가지 찬을 골라 10,000원이라고 새워둔 안내 판 생각이 나서 한번 사 보자고 나선 동네 한 바퀴 길

햇살도 좋고 시원한 가을바람도 솔솔 불고 짝꿍이랑 함께하니 기분도 좋고 콧노래라도 나올 것 같은 햇살 좋은 날이다

10여분쯤 갔을 때 길 옆 아파트 쪽에서 하얀 마스크를 쓴 어린아이 네 명이 싱싱 카를 타고 씽씽 우리를 앞지른다

오랜만에 보는 아이들의 신나는 모습이 참 사랑스럽다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대기 중 작은 여자아이가 씽씽카를 맡기고 무언가를 가져오겠다며 오던 길을 돌아가고 무엇이 재미있는지 웃으며 하는 얘기 소리가 들린다

'우리 너네 집에 가서 놀자'

'오늘은 안돼 코로나 끝나면 우리 집에서 놀자'

' 아 참 안되지'

신호가 바뀌어 길을 건너며 마음이 씁쓸해진다

저 맑고 밝은 아이들의 입에 마스크를 쓰게 하고 함께 놀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집에서 놀 수 없다고 하고 잠시 망설임도 없이 모두가 수긍하고 있는 아이들이 안쓰러웠다

감염의 두려움이 되어버린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주의사항을 잘 지켜서 저 아이들 뿐 아니라 모든 이웃과 함께 맘껏 웃고 서로를 다독일 수 있는 그날은 언제쯤일까

아이들의 대화가 현 시국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가리는 마스크를 다시 고쳐 쓰며 조금은 무거워진 발걸음을 옮긴다

새로 생긴 반찬가게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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