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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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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08. 2020

맑은 바람 밝은 달의 터를 찾아서

코로나로 변해버린 일상처럼 여행의 방법도 거리두기 안전수칙에 적응하게 되었다

이제는 여행 가방은 언제나 먹거리로 채워지는 것도 능숙하다

아침 식사용으로 삶은 계란, 마트에서 사 온 바로 먹을 수 있는 죽, 아침에 빠지면 섭섭한 사과, 그리고 커피면 충분하다

점심으로는 뜨거운 물이 담긴 큰 보온병과 컵라면, 삶은 계란, 사과, 커피면 족하다

오늘 메뉴에는 김밥이나 떡 등이 빠지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하다

햇살 좋은 10월

높고 푸른 하늘은 가을을 품어내고

이른 아침의 시간에 뻥 뚫린 도로를 달린다

아침 일찍 출발은 막히지 않는 길을 통과하기 위함이며 그만큼 일찍 돌아오는 길의 흐름을 이용하는 장점이 있다

준비된 먹거리 가방과 폰 배터리 등 준비를 단디하고 아침 6시에 출발하였다

역시 탁월한 선택으로 뻥 뚫린 길에 호를 외쳤는데 한참을 가다 터널을 통과하는 구간에 갑자기 막힘 사태가 생겨 이상하다며 천천히 가다 보니 역시 사고처리를 하고 있었다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이지만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닌듯해서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다시 차는 씽씽씽

7시 20분 치악 휴게소에 도착 차를 세우고

차 안에 딱 맞추어 만든 식탁을 펼치고 아침식사를 차린다

로 만든 식탁이 전에 사용하던 것보다 크고 안전하여서 편안하게 준비한 메뉴대로 식사를 하고 느긋하게 향긋한 커피도 마셨다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 터득한 차 안의 만능 식당은 안전하고 소꼽놀이 소풍처럼 나름 동심으로 돌아간듯한 즐거움이 있어 좋다

다시 달려서 목적지인 청풍문화재단지에 도착하니 9시 전이어서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주변을 돌아보며 천천히 입구를 향했다

입구에는 전관 개방이라는 안내 플래카드가 걸려있어 이 곳은 다 돌아볼 수 있다는 안도를 하며 입장료 3000원에 입장권을 받고 이마에 열을 재고 방명록에 기록을 한 후 입장을 하였다

이 곳은 충주댐을 세우며 이 주변의 4개의 면이 수몰되면서 그곳에 있던 여러 가지 문화제와 기념될 것들을 옮겨 설치하여 보전하고 보호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었다

마을 집에 농사지을 때 쓰던 농기구 등이 그대로 전시된 초가와 기와집 등이 있었고 시집갈  신부가 탓을 것 같은 가마와 베틀 또 방안의 가구들과 부엌도 모습 그대로였다

한벽루, 금남루, 팔영루, 향교와 석조여래 입상 등 여러 역사적인  것들이 있고 수몰 기념관에는 수몰 전의 동네 모습들이 사진으로나마 전시되어있어 이곳이 고향인 분들에게는 뜻깊은 전시관이 되어 고향처럼 찾아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몰 기념관을 나와 청풍관의 금병헌에서 고을 사또를 만나 손님 접대를 청했으나 대답이 없어 그 앞 무대에 올라 듣는 이 없는 음악회를 열고 망월산성을 향했다

망월산성에는 망월루가 있고 그 밑에 커다란 바위가 있었는데 전쟁에 이기면 그곳에서 제사를 지낸 신성한 곳이라는 안내글을 보며 말을 타고 활을 쏘는 전쟁의 모습을 떠올리며 망월루에 오르니 청풍호가 눈앞에 펼쳐졌다

맑은 바람과 밝은 달의 청풍명월이라는 이름이 왜 생겼는지 호수를 보며 고개끄덕여졌다

청풍문화재단지를  돌아보며  아름답고 멋진 호수를 품은 이곳에 코로나로 인한 절제 때문에 여행객이 없어 안타까웠지만 짝꿍과 둘이서 호젓하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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