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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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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27. 2020

합천 청와대는 누구나 대통령이 된다

청와대

서울에만 있나?

합천에도 있다

쌍봉황의 금빛 정문, 문 앞 멋진  경찰, 넓은 잔디밭, 청기와의 건물, 빨간 카펫의 계단, 응접실, 집무실, 기자회견장도

합천 청와대는 서울 청와대  흡사한데

같아서는 절대 안 되는 다른 것이 있다

합천 청와대는 누구나 대통령

맘만 먹고 조금의 용기만 있으면

대통령 집무실 대통령 책상에 앉아 집무를 잠시 볼 수 있다

대통령이 되어 들리지 않는 전화도 하고

자신의 준비물로 결제도 하고

대통령 자리에 앉았으니 그 시간은 대통령

아이도 아주머니도 아저씨도

누구라도 잠시 대통령 되어 어색한 미소로

자신의 자리가 아님을 증명해 보인다

아무나 하나 그 어려운 대통령

앉았다 내려올 땐 폭삭 늙어버리는

그 자리가 좋은가?

청와대를 둘러보고 참 힘든 일이 대통령 직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것은 내가 소시민이기 때문이겠지ㅡ

자고 싶으면 자고 먹고 싶으면 먹고 쉬고 싶으면 쉬는 제일 편하고 행복한 국민이기에 좋구나라고 중얼거리며 빨간 카펫의 계단을 내려와 청와대가 쓰인 슬리퍼를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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