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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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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27. 2020

촉석루 아래 논개를 만나러

진주성

진주성

해넘이가 시작될 즈음 도착했다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활약지

진주목사로 민관이 힘을 모아 진주성을 축조하고 20,000여 명의 일본군이 쳐들어 왔을 때 성안에 있던 남녀노소 모두 힘을 모아 3,800여 명의 군사력으로 일본군을 물리쳐 승전 기를 날렸던 역사적인 장소

공복 문을 들어서니 장군의 동상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부지런히 사진을 찍으며 발길을 옮기는 것은 더 늦어지면 의암에 내려가 논개의 이야기를 만나 그 모습을 담을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문루를 지나 창렬사도 북장대, 서장대도, 포가 전시된 성곽을 지나 해 꼬리 잡으며 아름다운 성곽을 감상할 수 있었다

발걸음이 바쁘고 눈도 바쁘고 사진을 찍는 손도 바삐 두루 살피며 촉석루에 도착하여  루에 올라 석양에 비치는 남강을 내려다보자 논개의 이야기 들으러 오라는 듯 재촉하는 석양에 촉석루를 내려와 옆 좁은 담벼락 사이로 의암을 향해 강가로 내려갔다

내려가는 길이 좁고 가팔라서 다리가 저려왔지만 논개의 희생을 떠올리며 꿋꿋하게 내려가니 의암사적비가 비 각안에 모셔져 있고 바로 앞 너른 바위 끝에 살짝 떨어져 나간 견고한 의암이 있었다

감히 다리가 떨려 의암에는 발도 못 내밀고 의암을 내려다보며 꽃 같은 나이의 아름다운 여인이 손가락에 가락지로 무장하고 양민을 학살하며 만행을 저지른 일본군을 처단하고자 굳은 결의로 웃음의 가면으로 적장을 유인하여 끌어안고 물속으로 뛰어든 그 결의에 찬 모습이 물속에 어른거리는 듯해서 가슴이 떨렸다

논개를 생각하며 애국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이 어려운 시간들의 애국자들은 누구인가

당연 의료진들이며 또 마스크를 쓰고 예방 수칙을 잘 지키는 국민들이라는 생각에 무심히 쓰고 있는 마스크를 매만지고 있다

해가 넘어가 어두워지기 전 부지런히 의암을 빠져나와 촉석루에 다시 도달하니 어느 사이 야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진주성 관리소에서는 어서 모두 퇴성 해 달라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마저 보지 못한 곳을 둘러보며 진주성을 나와 야경을 제대로 보기 위해 차를 타고 강 건너로 건너갔다

강 건너에는 대나무로 조성된 대나무 숲길이 반겨 주었으며 도로변 작은 휴게소 앞에 차를 세우고 강가로 내려가 아름다운 진주성의 야경에 푹 빠져버렸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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