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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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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Oct 29. 2020

보리암은 암자인가 사찰인가

이른 아침 한려해상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보리암을 향해 오르기 시작

이른 시간이라 주차비와 입장료를 내라는 사람 없어 가뿐한 발걸음으로 오르고 있다

공짜는 양잿물도 먹는다 했던가

입장료 안 내고? 빙그레 입가에 웃음이 괸다

어라? 벌써 내려오는 사람들도 꽤 있네

깜깜한 길을 뚫고 오신 용감하신 분들이구나

그러고 보니 저들도 다 공짜? 구경?

오르막 길을 한참을 걸어 보리암 주차장에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70세 이상 어르신이 동석한 차는 이곳까지 올 수 있다는 안내 글을 본듯하다

보리암 주차장에서는 공사가 한창이다

입구 주차장도 공사 중이던데

요즘 사찰에 가보면 공사 중인 곳이 많던데 이곳도 예외는 아니었다

안내 표지를 따라 꽤 많은 계단을 내려가자

기와지붕이 겹겹이 보이는 숨어있던 암자의 모습이 보였다

이른 아침이라 스님들의 생활에 누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들어서니 좁은 마당에는 연등이 가득 달려있었고 건물 안에는 문이 닫혀있어 문을 열고 들여다 보기가 미안해서 포기하고 옆으로 돌아가니 태조 이성계 기도하신 곳이라는 푯말이 있어 내려가 보고 싶었으나 밑으로 내려가는 것 금지다

다시 위로 올라가 연등 밑을 지나니 범종이 있고 그 옆으로 돌아 가자 바위 굴 안에 부처상이 모셔져 있었다

좁은 터 이기에 오밀조밀했고 그나마도 출입 금지되어 있는 부분들이 있어 범종 옆을 돌아 금산에 오르기로 했다

좁고 험한 바위틈을 따라 걷다 보니 기암괴석들이 장관을 이루며 그 배경을 안고 내려다 보이는 남해바다의 비경이 아찔하게 아름다웠다

힘이 들고 다리도 아팠지만 이왕 올라온 길 금산의 정상까지 가보자

파이팅을 외치며 오르고 오르고 이제 정상은 바로미터

다 왔다고 외치려다가 이게 뭐야?

정상은 바로 앞이라는데 더 이상 금지란다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모임 방지를 위해서라나?

보는 사람 없다고 고집스럽게 금지선 줄을 넘을 수가 없어 허탈하지만 마음 돌리고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이제 8시가 다 되어가고 날이 밝았다

내려오는 길의 길가 양 옆으로 오랜 세월을 안고 자리를 지켜온 나무들이 이야기를 하고

길옆에 만들어 놓은 전망대? 에서 남해의 모습을 감상하며 상쾌하고 기분 좋은 바스락 거리는 작은 자갈길을 콧노래를 부르고 내려오며 생각해 본다

보리암은 암자인가 사찰인가

금산의 보리암이라 하니 작은 암자인 것 같고

들어가 보니 그 규모가 암자는 아닌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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