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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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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18. 2020

안개 눈물 파로호

파로호를 만나러 길 나선 새벽

길은 호락호락 열어주질 않았다

너무도 짙은 안개는 서울 양양 고속도로에도 한치의 틈도 주질 않고 목적지에 도착해서 까지 온 세상을 안개 너울에 가두어 두었다

내비 언니의 친절한 안내로 화천 파로호 위 산 능선을 굽이굽이 따라 돌며 안개로 숨어버린 비경을 내려다보지 못함에 안타까웠지만 오늘 파로호는 그  슬픈 눈물을 감추려는 듯 그 모습을 속 시원하게 보여주질 않았다

하지만 안갯속으로 보이는 저 아래 깊이 파로호의 살짝살짝 보이는 아름다운 비경이 감탄을 주었다

굽이치는 길 따라 돌다 군데군데 만들어 놓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며 돌다 보니 파로호 회 매운탕골이라는 안내에 그곳으로 들어가니 주차장에 파로호 관광에 대한 안내도가 있었고 잘 만들어진 데크에는 돌고래의 모형이 있고 파로호를 돌아보는 승선장에는 배와 모터보트 가 있었다

너무 이른 시간이라 우리는 그곳에서 시선 따라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그곳을 빠져나오니 길가에 자유수호탑이 조국과 자유를 지킨 곳이라는 외침으로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었는데 탑비에 쓰인 글귀는 가슴이 아린 내용이었다

6.25 때 수많은 중공군이 군 6사단과 해병 12 연대에 해 이곳 파로호에 수장되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었고 가슴 아픈 이름 모를 한 무명의 학도병이 건넸다는ㅡ길손이여 자유민에게 전해다오

우리는 겨레의 명령에 복종하여 이곳에 누웠노라ㅡ라는 추모의 말을 새겨둔 것이었다

젊은 청춘들!

국가의 명령으로 멀리 타국 땅에서 부모형제를 부르며 죽어갔을 영혼들의 가슴 아린 눈물이 이 안갯속에 가득 채워져 있는 건 아닐지

전쟁의 고통이 이 땅에 다시는 없기를 바라며

추모탑을 지나 파로호 비를 돌아보고 화천 파로호 안보전시관으로 갔지만 코로나로 인함인지 문이 닫혀 주변에 전시무기들을 둘러보고 발길을 돌린다

파로호

오랑캐를 물리쳐 이곳에 수장시킨 승리를 기념하여 이름 붙였다는 파로호 ㅡ

죄 없는 젊은 청춘들이 전쟁이라는 단어 앞에

피를 흘리며 죽어간 현장이라는 것을 상기하는 이름

이제는 세계화의 시대

서로 존중하며 공동의 번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이름을 다시 원래의 대봉호나 화천호로 바꾸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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