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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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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Nov 21. 2020

평화의 댐 가는 길

평화의 댐

그곳에 가보기로 했다

말도 많았던 그곳

국민들의 애국심을 끌어내게 했던 그곳

한때는 사기라는 욕을 들었던 그곳

지금 그 모습은 어떻게 변했는지

우리는 평화로를 따라가고 있다

풍산리에 이르자 외지차여서 인지 군인들이 바라본다

사랑스러운 누군가의 아들들 나의 아들도 한때는 저 모습이었는데 안쓰럽고 자랑스러운 아들들의 모습을 마주 바라보며 풍산 초교를 지나 계속되는 꼬부랑 할머니 길 보다 훨씬 꼬부랑꼬부랑 고갯길을 많이도 오른다

천천히 가는 우리 곁을 스치듯 지나간 단 한대의 차를 제외하고는 가을이 떠나는 한적한 꼬부랑 산길을 유유자적하게 오르기를 얼마나 됐을까

오르고 오르던 평화로 정상에 위치한 약 2km쯤의 해산 터널을 통과하자 해오름 휴게소가 있었다

코로나로 여행객이 없어서 인지 휴게소는 인기척이 없었고 그곳을 지나 좀 더 가자 정상 전망대의 둥근 작품이  보였다

이제 서서히 내리막으로 들어가는데 운무에 가려 살짝살짝 보이는 겹쳐지는 산등선들은 마치 유명 작가의 산수화 속에서 보았음직한 풍경에 눈을 뗄수가 없었다

직접 운전을 하지 않고 옆자리에 앉아 맘껏 자연을 탐색할 수 있는 축복은 그 무엇과 바꿀 수 있을까

절대로 한 곳도 놓칠 수 없다는 강렬한 열망이 눈이 바쁘고 손이 바쁘고 덕분에 내 손에 들린 셔터도 무척이나 바빴다

우리의 자연이

우리의 산수가

이 처럼 멋지다니 이곳에 다 올릴 수 없음이 안타깝기만 하다

물론 그 길에는 이번 여름 태풍으로 인해 산사태가 일어나 잘못하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 같은 위험한 길도 있었고 그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도록 반대쪽 차선을 넓히는 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도 만났다

하지만 잠시 조심해 통과하면 다시 감탄 속에 멋진 드라이브를 하며 어디를 향하는지 잊고 가다 보니 대봉 터널이 입을 벌리고 맞이하고 있었고 터널을 통과해 빠져나오자 우리는 평화의 댐 위를 달리고 있었다

저 앞으로 평화의 댐이라는 표지들이 눈으로 들어온다

우리는 이제 긴ㅡ꼬부랑 길의 평화로를 돌아 돌아 평화의 댐에 무사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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