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벌의 전시회 초대

by 한명화


2020. 11. 18. 오후.
2020년 여름

발코니 밖 단풍나무

새봄 파릇파릇 새싹 올려내는데

누구도 오를 수 없는 높고 작은 가지에

이상한 징후 하나 생기기 시작했어

봄 지나 여름 올 때쯤

작고 동그란게 달려 있더니

동그란 뭔가는 크기를 키우고

부지런한 움직임에 살펴보니 말벌

여름 지나 가을

드디어 완성을 했는지

커다란 박하나 달린 것 같아

아래쪽에 아마도 대문이 있나 봐

들랑날랑 바쁜 날갯짓 잠깐씩 보였거든


새봄의 새싹과 시작한 건축

푸르름 무성한 녹음의 여름

그 긴 장마와 무섭게 몰아친 태풍에도

요지부동 잘도 견뎌낸 건축 비결

아름다운 단풍과 어우러져

멋진 집이라고 자랑하더니

그 곱던 단풍 슬피 내리고

이제 몇 잎 남지 않았는데

요즘 말벌들 초대장 띄워 놓고

건축술 자랑하며 전시회하고 있다


나뭇가지 저 위에 커다랗게 메달아

누구도 흉내 못 낼 아름다운 벌집

그래

인정할게

1년 가까이 지켜보았는데

정말 대단해 너희들의 건축술

그리고

정말 아름답고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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