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맛 찾아주는 짠무 담기

by 한명화

마트에서 문자가 왔어

다발무 주말 특가 세일이라고

짠무를 담으려고 며칠 전 마트에 갔는데

다발무 한단에 15,000원이라 해서 너무 놀라 이번에는 포기하고 그냥 생각나면 몇 번 사 먹자 하고 돌아왔었는데

어제 온 문자에 한단에 5,000원 이하라네

마침 토요일이라 바로 나섰어

웬 횡재ㅡ한단에 무 5개

작은 무가 달린 다발을 골라 5단을 키트에 담았지

곁에 낱개의 무가 한 개에 3,000원도 넘네

한 시간쯤 후 다른 구매 품과 함께 집으로 배달되었어

무에 흙을 털어내고 무 청을 다듬어 살짝 데친 후 철사에 엮어 발코니 밖 화분 설치대에 걸어 두었어

시래기를 만들어 두려고

연한 속은 나물해 먹으려 따로 분리해 놓았지

무를 깨끗이 씻어 소금 옷을 입혀 통에 담아놨어

몇 시간 재우려고 그리고 큰 그릇에 소금물을

너무 짜지 않게 만들어 부으려 했는데 고추씨를 집 부근에서는 구할 수가 없었어 그래서 오늘 모란장에 가서 고추씨 한 봉지에 3,000원 이라는데 오랜 거래처 주인이 그냥 주시네 돈 안 받아도 된다고ㅡ

이제 마무리를 하려고

예전에 고추씨를 너무 많이 넣었더니 짠무가 매워서 먹기 힘들었기에 이번엔 작은 밥그릇 하나 정도를 베보자기에 싸서 무 위에 올렸어

그리고 소금물을 무가 잠길 정도로 부었지

위에 플라스틱 누름판을 올리고 누름돌을 올렸어

뚜껑을 너무 압축해 덥으면 공기 순환이 안될까 봐 뚜껑은 그냥 올려 덥었지

다른 해에는 항아리에 담았는데 이번엔 무가 좀 커서 스테인 통에 담았는데 괜찮을 거야

아마도 한 달쯤 지나면 고추씨에서 나온 노란색 입고 짭짤음하고 살짝 매콤한 짠무가 되어 밥 한 그릇 뚝딱 하게 해 주겠지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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