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를 선물 받았어

by 한명화

모자를 선물 받았어

가는 세월에 머릿결 은발 내리더니

탄력도 약해졌나 봐

출발할 땐 그래도 괜찮게 꾸몄는데

두 시간도 지나지 않아 찰싹 내려앉아

모자 패션 으뜸 짝꿍 권했지

모자를 써 보시지

그래서 쓰기 시작한 모자

이젠 벗으면 어색하네

겨울이 왔어

컴퓨터 앞에 앉은 딸이 말했어

엄마! 모자 예쁜 거 많은데

그래서 보니 값이 좀 하네

망설이고 있는데 짝꿍의 말

딸! 엄마가 고른 거 결제해드려ㅡ

보름쯤 지났나?

모자가 왔는데 써 보니 넘 맘에 들고

예뻐 보여 기분도 좋네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한마디

이제 아이들이 쓰던 모자 얻어 쓰지 않고

나도 예쁜 모자 사야겠네ㅡ라고

아마도 맘속에 담아있었나 봐

나 자신을 위해서도 지갑을 열고 싶다고

암튼 넘 맘에 들어 써보고 또 써보고

거울 앞에 서보니 마주 선 여자도 괜찮네

모자 두 개에 이렇게 행복하다니

나 자신을 위한 행복도 꺼내자

나 자신을 위해 투자도 하며

이런 내게 짝꿍 건네는 한마디

훗날 뒤돌아보며

~~ 할걸 이라며 후회 없도록 하라네

여보!

고마워요 멋진 모자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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