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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붓
동지의 긴 밤 지나고
by
한명화
Dec 23. 2021
동지의 긴 밤
달님도 깊은 잠이 들었나 보다
까만 밤 지나고 새벽 지나는데
달님은
안개 이불 너무 깊어 늦잠 중
동지의 긴 밤 즐기다가
인사도 없이 서산 가시고
아침 맞은 거실의 알로에 꽃봉오리
드디어 파티가 시작되나 보다
꽃잎마다 주황 드레스 곱게 입고는
한송이 두 송이 박자를 타며
수줍은 미소로 인사 보낸다
이제
멋진
파티가 시작된다고
무대의 막이 오르고
유희들은 저마다 온 힘 다해
드레스 자락 살며시 들어 올리고는
열정의 붉은 꽃술 자랑하며
벌 나비 부르느라 여념 없다
조금 늦은 개구쟁이 한 송이
드레스가 아직 미완성 인가?
영롱한 꿀물 방울 달아놓고는
내가 제일 아름답다 으스대지만
아름다운 자랑도 찰나일 뿐
달님 못 뵌 새벽길 돌아
아침식사 마치고 거실에 앉아
예쁜 알로에 꽃 들여다보며
소고 소곤 얘기 나누고 있다
서로 예쁘다며ㅡㅎ
너무 아픈 세상 소식 잠시 잊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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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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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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