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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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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pr 26. 2022

설악 해맞이 공원에서

설악 해맞이 공원에 들렀다

차에서 내리니 중앙에 우뚝 있는 이탑은1991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대회를 기념하기 위한 탑이었다

기념탑에는 소년 소녀가 높은 위치에 지구를 받쳐 든 모형으로 온 지구의 희망은 청소년들 이라는 무언의 외침을 내 마음 깊이 심어 놓고 있었다

이 공원은 바닷가에 조각 공원으로 조성하고 있었고 눈길을 끈 인어 연인상 안내판을 따라 가보니 남녀 인어가 바닷가 바위 위에 앉아 부서지는 파도를 내려다보고 있는 듯하다

사연은 내물치 마을에서 물질하던 처녀가 결혼을 압둔 총각이 1977년 풍랑에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하자 이 바위에 앉아 3년 동안 기다리며 그리워하다가 세상을 떠나자 이곳에 세워준 동상이라는 안타까운 사연에 가슴이 뭉클하고 코끝이 찡하다

조각 공원은 다양한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작가의 솜씨를 뽐내고 있었는데 그중 유난히 눈에 들어온 작품은

탄생 99 뭍에 오르다ㅡ 라는 제목으로 우람한 근육질의 성인 남자가 태초의 모습으로 바다를 거쳐  땅속에서 점 점 점

아 오르는 형상이었다

사진 촬영을 하다 발견한??? 왜?ㅡㅎ

불쑥 온몸을 다 내어놓고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는 벌거벗은 남성의 성기가 반짝반짝 빛이 나고 있었다

??? 왜 하필 그곳만 빤질빤질 하지?

ㅋㅋㅋ 그렇구나 이제 알았다

짓궂은 여행객들이 작품에 힘을 모았구나

얼마나 만지고 또 만졌으면 저리 빤질거릴까

순간ㅡㅋ 나도 한번? 짓궂은 마음에

장난을 치고 말았다

뭔가 미안하고 잘못했고 하지만 웃음 터지는

아!ㅡ다들 이런 마음으로 만졌나 보구나

살아있는 듯한 다부진 표정의 남자가 그러거나 말거나 무심히 지나가려나 보다

조각공원을 돌아보고 바다를 향해 비치된 벤치에 앉아 공원 안에 굳게 문을 닫은 즐비한 음식점들을 내려다 본다

얼마나 부푼 꿈으로 투자를 하여 가계를 열고 손님들을 기다렸을 것인데 어쩌나ㅡ

마음이 편치가 않고 안타까워서 차마 그곳을 향하여 셔터를 누를 수가 없었다

조각공원을 감상하며 조각가들은 벗은 모습을 좋아하나 보다라며 즐거웠던 시간을

누르고 삶의 현실을 직시하니 무거워진 마음에 걸음을 옮기며 남긴 응원의 말

ㅡ코로나로부터 해방되고 자유가 올 것이니 그때는 많은 관광객들이 다시 찾아올 거예요 사장님들 힘내세요ㅡ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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