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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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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y 05. 2022

전쟁의 참상 그리고 상처

철원여행

우크라이나?

아니 대한민국 철원 땅

이곳은 6.25전 북한 쪽에서 터를 잡았던 철원의 노동당사 였다

이번 출사여행의 코스를 잡았을 때

웬? 노동당사야ㅡ라고 했었는데

도착하여 마주한 건물은 요즘 뉴스를 통해 보이는 우크라이나의 피격된 건물을 보는 것처럼 그야말로 전쟁의 참상을 무언으로 생생하게 전하고 있었다

여기저기 포탄 자국과 총탄 흔적에 무너지고 깨져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이 비참한 건물을 치워버리지 않고 전시한 목적을 알 것 같았다

전쟁의 참상이 얼마나 가혹한지 또 북한의 중요지 노동당사를 빼앗았다는 기념비적인 전시의 목적이겠거니ㅡ

건물의 유지를 위해 쇠 지지대로 받치고 괴우고 외과 수술로 힘겹게 버티며 있다

하기사 철원을 빼앗기고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김일성 주석은 사나흘 동안이나 식음을 전패했다는 들리는 소문도 있다

그러니 이곳의 의미가 빼앗은 쪽도 빼앗긴 쪽도 어느 쪽에서도 다 남달랐을 것이다 

천천히 건물을 한 바퀴 돌아보았다

건물은 벽돌로 두텁고 튼튼하게 지어져 있었지만 뒤쪽은 더 형편없이 무너져 내려 있어 포탄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한 바퀴 돌아보다 동족상잔의 피 흘림의 아픔이 떠오르며 철원주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해 이 건물을 지었다 하니 이곳 주민들은 민주주의의 의미를 더욱 실감할 것 같았다

아직도 이산가족들은 그리움으로 애를 태우고 있고 북한은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위협의 수위를 들었다 놨다 하는 행동들은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보며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에게도 또다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어 온 몸에 소름이 돋는다

건물 앞마당에 우뚝  '근두근' 제목을 달고 있는 녹슨 뻘건 키다리는 통일을 염원하는 두근대는 마음이라고 작가는 써 놓았다

건물을 돌아보고 옆 공원에 비치된 정춘근 시인의 지뢰꽃을 읽었으며 한 연을

적어본다

ㅡ꺾으면 발밑에

뇌관이 일시에 터져

화약 냄새를 풍길 것 같은 꽃들ㅡ중략

이 시를 읽으며 전방이나 후방의 전선지대  뿌려둔 수많은 지뢰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고 목숨을 잃었는지 숙연해진다

길가에 이상한 표지석이 서 있는데 이곳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를 나타내고 있다 한다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 나오며 동산 위에 서있는 우리나라 모형도를 바라보며 북쪽엔 비둘기를 그려 넣어 평화의 염원이 담겨 있었고 주차장에는 전쟁 참전 18개국의 국기가 하늘 높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었다

그 국기들을 바라보며 우리를 도와준  나라들에 감사함을 가득 담아본다

우크라이나의 참상이 스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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