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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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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y 04. 2022

효종의 寧陵(영릉)

조선의 17대 효종과 인선왕후 두기의 묘가 있는 이  또한 寧이다

효종은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던 경험으로 왕위에 오르자 북벌 정핵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북벌 시행을 앞두고 갑자기 임종하셨다

원인은 얼굴에 난 커다란 종기 때문으로 침을 놓아 독기를 빼려다 피가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왕의 숲길을 걸어 도착한 효종의 

홍살문을 지나 재실에 도착하여 사를 위한 준비상황을 비치한 안내도를 보며 제사의 예를 생각해 본다

陵 역시 산 위에 있어 릉 옆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길이 끊겨  있었다 

산 위에 있는 커다란 두기의 릉은 옆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어 다시 밑으로 내려와 잘 바라보이는 위치에 서서 볼 수가 있었는데 릉을 바라보며 잠시 효종의 입장이 되어 보았다

북벌의 준비는 다 되었고 꿈을 앞에 두고 종기로 인해 피가 멎지 않아 갑자기 죽음이 보일 때 그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웠을지 ㅡ

안쓰러움을 안고 재실로 향했다 

이곳은 재실 겸 옛 능참봉이 살았던 집의 형태가 아닐까?

그 형태가 재실로써만 이 아닌 살림을 하며 살았을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고 오랜 세월 함께한 거대한 나무들이 이 집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었다

어쩌면 이 집의 생활상과 여인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을 우물은 뚜껑이 덮인 채로 아직도 그 자리에 있었고 마당의 거대한 나무는 몇 사람은 손을 맞잡아야 그 둘레를 안을 수 있을 듯했으며  마당 한쪽의 향나무 또한 입이 떡 벌어지는 굵기와 높이로 자라 있었다

채와 별채 하인들의 거쳐로 보이는 방들 마구간과 광? 등 아기자기하면서도 위엄을 갖춘? 구조에 이 집에 거하던 벼슬아치의 위치도 가늠해 보았다

더더욱 놀라운 것은 담장 밖에 서있는 다

잘린 몸통에 한쪽 팔을 높이 들고 파란 잎을 보이며 살아있음을 알리고 있는 나무의 모습이었다

어쩌면 이 거대 나무들과 온몸이 잘렸지만 죽지 않고 살아있다고 외치는 저 나무까지도 북벌의 꿈을 눈앞에 두고 갑자기 세상을  떠난 효종의 큰 뜻을 애도하고 있나 보다 애잔함에 다시 돌아다보며 효종의 기막힌 인생사를 마음에 담고 세상사 참 뜻대로 되기 어렵구나라는 안타까움을 안고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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