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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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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y 13. 2022

마지막 찾은 잠자는 선평 역

어곡역을 출발 10여분을 조금 지나 도착한 선평역

나름 큰길?에서 좌회전해 다리를 건너 노인정 앞을 지나 동네 안에 산 쪽을 향해 사가 있었다

여기에 역이 있으리라고는?

선평역 계단 앞 동네 주택들을 보고 좀 의아했다


선평역

주차장? 없다

동네 주택 앞 길밖에는

계단 앞에 바짝 붙여 차를 세우고 계단을 오르자 자그마한 역사의 모습

썰렁하고 빈집의 모습인 역 마당 한쪽에서 강아지 세 마리가 경계하며 웬일로?라는 눈빛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어미개와 새끼들인 듯

경계하듯 바라보더니 안녕? 하고 손을 흔들자 무심한 척 옆을 스치며 사라지고 있다

사람 아닌 개들과의 조우를 마치고 둘러본다

굳게 닫힌 문

슬며시 열어보자 아뿔싸 아예 안쪽에는 판자 같은 걸로 아주 못질해 막아 놓았다

역내 돌아봄을 포기하고 마당 옆 예쁜 간판을 바라보니 그래도 꿈과 희망이 있었던 듯하고 

간판 뒤쪽 산의 바위는 그 모습이 범상치 않았다

선평역을 굽어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는 듯

어서 다시 열려라 라며.

마당 옆으로는 넓은 데크가 서너 개 비치되어 있었는데 혹시? 이곳에 와서 캠핑하고 역사를 어지럽혀서 저리 단단히 막아놓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해 보며 옆길로 돌아 철로에 나가 보았다

역시 이곳은 산새 좋은 첩첩 골 정선의 땅답게 멋진 산새를 자랑하는 사이로 통과하는 철로는 잘 보존되어 있었으며 정선 아리랑 열차 선평역의 세련된 이정표와 옛 기차가 다닐 때 수많은 사람들이 보았을 선평역 이정표가 무심한 세월을 얘기는 듯했다

 이곳에 정선 아리랑 열차가 다닌다는데

역사는 아예 닫혀있고 사람은 그림자도 없고

강아지들이 맞이하는 선평역에 아라리 열차가 과연 설까? 아님 그냥 통과?

궁금증을 안기는 선평역이다


이곳 선평이 정선 아라리의  발상지로

전해오는 이야기는 이곳과 가까운 구칠현동에는 고려가 망하며 조선을 반대했던 72현 중 7현이 은거하며 살았고 그들은 비통한 마음을 한시로 적어 함께 읊었는데 그 내용을 들은 선비들이 좋아하며 읊었고 이때 민가에  전해지며 가락이 담기고  발전하여 정선 아라리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곳이 정선 아라리의 발상지란다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 선평역에 별이역과 함께 6월 청량리 출발 기차가 이곳에도 희망을 주기를 바라는 소망을 심어본다

또 옛 이야기지만 구칠현동에 은거하며 한시 아라리를 읊었던 선비들의 안타까운 마음에 위로를 실어 보내며

저 굳게 잠긴 선평역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선평역을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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