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꽃이 진다

by 한명화

산책 나서는 길

단감나무 곁을 지나는데

바닥에 떨어진 감꽃이 있네

언제 감꽃이 피었었지?

이제 거의 다 떨어졌네

나무 위에 감꽃이 숨바꼭질하잔다

떨어진 감꽃 모아놓고

무심함에 미안하다 사과하다가

떨어진 곁가지 위에 올렸다


동네 안 건물 옆 단감나무

봄이면 기세 좋게 꽃 피우고

여름이면 해님 사랑 듬뿍 받아

가을이면 달콤한 단감 맛보았는데

몇 년 전

단감나무 바로 옆 큰 건물 우뚝

해님 사랑 오시는 길 막아버리니

벌레들의 아우성 힘에 겨워

감나무 슬픈 한숨 늘어 갔었다

가을의 결실이 민망해져서


단감나무야

해님 사랑 멀어져 어찌할거나

감꽃이 이리 이쁘기만 한데

가을의 결실 조금 민망해도 괜찮아

그래도 힘내!

단감나무 아래 서서 애만 태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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