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간단다

by 한명화

아파트가 들어서고

같은 동에 살던 초창기 멤버

서로 보면 반갑고 서로를 아껴주던

30여 년을 함께한 귀한 인연

이사를 간다고 한두 달 전 말하는데

그때도 가슴이 울컥했었다

늘 함께 할 줄 알았는데 이사라니

날들이 훌쩍

이사 사다리 차가 창밖에 올려지고

30여 년 묵은 짐들이 실려 내려온다

8 순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살기에

자개장도 자개화장대도 내려오고

어르신들의 짐들이 내려진다


2년만 살다 돌아온다는데

이 참에 핑계 대고 집수리한다는데

묵은 짐 정리도 핑계 김에 한다는데

전날 오후

감자떡을 준비해서 올라갔었다

어르신들 건강히 잘 계시다가

2년 후 꼭 돌아오셔야 한다 인사드리자

꼭 그러겠다시며 웃으셨는데ㅡ


사다리차는 쉬임 없이 오르내린다

이삿짐이 떠나고 나가보니

묵은 짐들 덩그러니 남겨지고

자개장은 작은 차가 실어가던데

서울에 집수리했다더니

아마도 새 가구로 바꾸었나 보다

어르신들 모습이 떠오른다

어젯밤 편안히 주무셨지요?

내가 좋아하는 그녀도 떠오른다

이사 잘하고 몸살 안 났지?

2년이야 약속 꼭 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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