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제배치를 위해 책장정리로 거의 하루가 가는 듯하다
옮겨진 자리에 제 자리 찾아 채울 건 채우고 버릴 건 옆으로 빼두고ㅡㅡ
제자리 찾아 책장에 들어가는 책들은 그냥 자리 찾아 세워두면 되는데 따로 분리해둔 책이며 원고지랑 오래된 수첩과 메모장 등은 그냥 버릴 수가 없다
나도 모르게 그 속에서 잠자던 횡재를 만날 수 있고 또 중요한 무언가가 짠ㅡ하고 나타나가도 하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섰다 구부렸다를 반복하다 보니 힘이 다 소진된 듯하여 자리를 잡고 앉아 버리려 분류해둔 메모장들을 가까이 당겨 살펴보기 시작한다
한 권 두권 가끔씩 지폐도 숨어 있고 어떤 메모장에는 유아기관 운영할 때 날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교사들과 한줄평을 썼던 메모장을 보며 그날들이 내게 달려오고 있었다
그러다 다시 한 권을 들었는데 안에서 무언가 툭 떨어졌다
우와 정말 좋아하는 팀의 교사들의 아주 예쁜 사진이네
사진 속 얼굴들이 웃는다 내 마음처럼
사진 속 모습을 보며 그 시절이 펼쳐진다
그랬었다
난 우리 선생님들이 행복해야 하고
우리 선생님들이 제일 멋있어야 하고
우리 선생님들 어깨가 으쓱해야 하고ㅡ
야외수업 때는 똑같은 복장을 사 입히고
모자도 똑같이 허리에 차는 스피커와 머리에 걸치는 마이크를 하고 외출을 했었다
다른 원들과 운동회를 함께 할 때는 예쁜 운동복도 사 입혔었다
사진 속 노란 티는 구매하고 보니 가슴 위 영문 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 똑같이 그곳에 파란 꽃무늬 천을 덧대 입혔었는데 지금 보니 더 이뻐 보이네 우리 선생님들이 예뻐서 이지만 ㅡㅎ
월급을 넉넉히 주지 못했지만 다른 원보다
더 주려고 애썼고 휴가비도 다른 원 보다
더 주려 노력했었다
우리 교사들은 정말 열심히 했고 아이들과 교사들과 나도 날마다 행복할 수 있었다
물론
원을 운영하며 초기에는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원장 노릇을 하기도 했었다
왜?
내가 원장이니까 라며
하지만 10년 20년이 지나자 원장이 아니라 나는 교사들을 보조하는 심부름꾼이라는 생각과 교사들을 귀히 여기고 사랑해야 그 사랑이 아이들에게 간다는 깨달음에 늘 교사들을 살피며 그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들이 되도록 노력했었다
우리는 늘 행복했고 2009년 장소적인 사정에 의해 정리할 때까지 함께 했는데
그 우정은 지금껏 이어져 오고 있다
함께 톡방에서 만나고 또 어쩌다 모여 얼굴도 보고 애경사도 챙기며ㅡ
어제는 이 사진이 톡방에 올라 난리가 났다
그때의 행복했던 이야기가 줄을 지어서ㅡ
덕분에 피로는 어디로 달아나고 행복 바구니가 내게 안겨오는 시간이 되었다
빙그레 입가에 미소 채우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