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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Jul 14. 2022

아버지 목소리 들려온다

어제

많은 비가 내렸다

새벽 걸음 내려간 개천가

황톳물이 힘차게 흐른다

흐르는 물줄기 내려다보던 나뭇가지

긴 머리카락 담그고는

옛 추억에 잠겨있다


어린 시절 동네 앞 큰 냇가

학교 가는 길이면 건너던 징검다리

물놀이도 하고 멱도 감고

신나는 물놀이 장이었지만

여름 장마 큰 물 소리치면

동네 사람 모두 나와 큰 물구경

학교 가려 나서다 냇가에 서서

허리춤에 치마 걷어 올리면

아버지는 등 내미시고 업히라 신다

넓고 따뜻한 그 넓은 등은

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물소리

조금도 무섭지 않았었다


오늘 아침 황토색 개천 물

큰소리치며 흐르는 걸 보니

먼 길 떠나신 지 20년도 지났는데

어린 시절 업혔던 아버지 생각

든든하고 따뜻하던 아버지 넓은 등에

업혀 있는 냥 

가슴 가득 따뜻함 느껴오고

아버지 목소리 들려온다

명화야!

어서 업혀 학교 가야지 ~ 라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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