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면 땀이 흐르는 무더위 속
오후의 나른함이 몰려오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언니!
어디 계셔요?
집에ㅡ
그럼 잠깐 내려오시겠어요?
그래서 내려갔는데
차를 몰고 오는 지인 아우님
언니! 이거 받으세요
집으로 올라오지 왜ㅡ
갈 곳이 있다며 쇼핑백을 내민다
고기 드실 때 드시라고 상추랑 부추랑 파를 조금씩 넣었어요 라며 내 손에 쇼핑백을 쥐어 주고는 바쁘다며 차가 떠났다
집으로 와 꺼내보니 깨끗하게 다듬은 상추, 부추, 파가 봉지 봉지 들어있다
이 더위에 농사지은 이 귀한 것들을
그냥도 아닌 손질해서 까지 가져오다니 코끝이 찡 하는 감동이 올라온다
이 처럼 사랑을 받아도 되는지
이 귀한 걸 전해주고 떠나는 뒷모습을 생각하며 무더위에 밭에서 뽑고 다듬어 비닐봉지에 담고 있는 아우님의 모습이 눈앞에 어린다
고마운 마음으로 야채를 정리하여 냉장고에 넣으며 사랑하는 지인들의 마음에 담긴 나의 모습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잘 살아야겠구나
책임감 있는 바른 삶이 되도록
따뜻하고 감사한 삶이 되도록
사랑하며 살아야겠구나
새삼 미래의 바람을 가슴에 새겨본다
흐뭇한 미소로 채워 가고 싶은
앞날의 삶을 여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