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노란 산국 향기에도

by 한명화

어제 오후

잠시 모임 후 셋이서 돌아오는 길

아파트 발코니 밑에

꽃밭을 아름답게 가꾸는 모임 셋째 은자 언니

ㅡ옥자 언니!

저번에 보니 산국 좋아하던데

꽃밭에서 꺾어 줄게 집에 꽂아봐요 ㅡ

모임의 둘째 언니에게 툭

그래서 향한 꽃밭은 그야말로 꽃대궐

옥자 언니에게도 그리고 내게도

뚝뚝뚝 꺾어준 산국 한 다발

잘 다듬어 맑은 병에 물 담아 꽂아 놓았다


아침이다

거실에 나오니 산국 향이 가득하다

아!ㅡ향기롭네

송이송이 작은 산국의 꽃님들

어제도 얘기했었는데

브런치 글님에게도 얘기했었는데

못다 피고 떠나간 수많은 영혼들을

이제는 보내 주자고

한숨과 눈물과 끓어오르는 화도

이제는 가만히 내려놓자고

모두가 다 우울병에 걸리기 전에


그런데

이 아침 코끝에 스며드는 산국 향

오밀조밀 샛노란 작은 꽃님들

왜 또 슬픔으로 다가오는 것일까

왜 저 꽃송이들이 아픔이 되는 것일까

아직은ㅡㅡㅡㅡㅡ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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