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파란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명화 Jul 29. 2023

동굴 구경은 한여름이 엄지 척!

한 여름 시원한 태백에 왔으니 더더욱 시원한

동굴탐사도 제격

해바라기 축제를 보았다면?

가까운 용연 동굴이 있는데 그냥 갈 수 없지

해바라기를 보고 약 5킬로의 길을 달려 도착

경로는 주차비만 2000원ㅡㅎ

입장권을 받고 달리지 않는 멋쟁이 용연열차 눈팅만 하고 우리 애마로 입구까지 달렸다

입구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시원하다?

안내원이 거창한? 주의사항을 하고는 머리에 헬멧을 씌워 준다

동굴은 그 깊이와 돌아 나오는 길이, 분위기를 알 수 없어 둘이만 가면 좀 으스스한데 마침 한 가족 일행 3명이 있어 함께 입장 다행이다

난 웃으며 ㅡ동굴에 들어갈 때는 사람 수가 좀 많아야 무섭지 않으니 되도록 가까이 붙어 다녀요ㅡ라고 하자 모두 빙그레 웃는다

아마도 공감한다는 뜻이겠지

겉 점퍼를 단추까지 끼워 입고 바지도 접었던 밑단도 내렸다

내 모습을 보던 옆집 아주머니 다시 복장 챙기러 차로 되돌아가고 드디어 실내온도 평균 12.1도를 유지하고 있는 동굴에 입장

용연 동굴은 수평 입장이 아닌 수직 강하 입장이다

안전펜스를 잡는데 손이 차가워 장갑을 깜빡한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어쩌랴ㅡ

한참을 사진을 찍으며 들어갔는데 오지 않던 옆집가족 내 말을 기억한 듯 어느 사이 바로 뒤에 따라붙었다

땅속 깊이에 이 처럼 깊고, 또 때로는 넓고, 천장이 높기도, 구불구불 굽은 구간도, 너무 낮아 등을 최대한 굽히고 키 큰 사람은 오리걸음을 해야 하는 구간도 있는 자연 동굴이 존재한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이곳저곳 어둠 속에서 열심히 빚은 자연의 작품에 인간들이 자신의 생각을 들어부어 이런저런 이름을 붙여 놓았다

어떤 이름과 그 형상을 보고는 주변 사람들이 있어 속으로 웃다가 나중 둘이 남았을 때 한바탕 웃기도 했다

둘러보는 사람들은 그들의 기억 속에 담겠지만 목적이 있어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 나는 그 이름과 작품을 대조해 보며 맞지 않고 엉뚱한 이름에는 고개가 갸웃했다

뭐ㅡ사람들은 각자의 느낌이 다른 거니까

어느 작품은 사진을 찍고도 이곳에 오르지 못하는 것도 많다

그러나 저러나

신은 이 깊은 어둠 속에서 누구를 위해 이 처럼 작품을 만들고 전시해 놓는 것일까

인간들은 굳이 그걸 찾아내고는 여행상품화 해서 이 처럼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ㅡ

아!ㅡㅡ그렇구나

어쨌거나 신은 우리 인간들에게 그 솜씨를 자랑하며 보여주기 위해서 작품을 빚고 있는 것이로구나ㅡ

12.1도

기온이 낮아서 서늘했던 동굴

아니 어둠 속 괴석들의 전시에서

으스스해서 더욱 서늘했던 동굴 구경은

이 무더운 한 여름이 엄지 척!




매거진의 이전글 태백 해바라기 축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