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 꽃 사연

by 한명화

분당천가 싸리나무 작은 숲

깊은 산속 싸리 골 살던 싸리나무

모두가 떠나버린 외로움 싫어 멀리도 떠나와

그리움에

고개 숙이고 보랏빛 꽃 피웠다

이슬 머금은 이른 아침

보랏빛 싸리 꽃에 눈길 잡혀

눈 맞추고 마주서서 옛 얘기 한다

개구쟁이들 뒷동산에 모여

숨바꼭질하다 잠들어 버린 친구 찾느라

큰 웃음 짓던 이야기랑

할아버지 싸리비 매시면

서로 마당 쓴다며 실랑이하던 모습도

싸리가지 엮어 만드신 둥그런 바구니에

감자랑 옥수수 담아 두시던

주름진 할머니 모습 눈에 선한데

분당천 산책 길 싸리나무 숲

오가며 마주할 때마다

옛 시절 그리움 차올라 와

왠지 코끝이 찡해지고

가슴 한편이 아려 오는 건

아마도 고향 친구 그리움이겠지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움이겠지

벗은 발로 반기시던 그리움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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