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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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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Feb 11. 2024

겨울이 달다

수목원의 겨울이다

풋한 초록도 곱던 단풍도 다 내어주고

스산한 갈잎이 바람을 타고 있는 길을 지나

난대식물원으로 들어가 보았다

안에서 겨울을 모르는 식물들이 행복하다

꽃도 피어있고 열매도 열려있고 작은 연못에는 삶이 있고 초록의 자태를 자랑하듯 열대의 나무들도 싱글벙글 심지어 작은 폭포도 노래하듯 쏟아져 내리고 있다

식물원을 나와 찬바람 쏟아지는 공원으로 가는데 계곡을 흐르던 물줄기가 하얗게 꽁꽁 얼어 겨울이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낙엽이 바스락대며 속삭이는 공원에는 뻘겋게 녹슨 옷을 입은 사슴무리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호박이 나를 웃게 한다

항아리 공원에는 익살스러운 모형들과 항아리 작품들이 비치되어 있고 담장너머 초가지붕이 옛 추억을 데려와 정겹다

또 다른 이름의 공원들이 많이 있었지만 다 돌아보기에는 범위가 넓다는 우리의 얘기를 들은 겨울나무들이 속삭였

봄에 꽃이 만발할 때 더 멋지게 준비하고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하자고 

돌아 나오 미니가든의 잘 가꾸어진 나무들의 멋진 모습을 보며 찬바람 부는 계절이기에 한적해서 오로지 둘이서 즐길 수 있어 겨울이 달다는 이곳은?

황학산 수목원이다

이 멋진 곳이 공짜라니ㅡ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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