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기다릴께
이별하는 마음
by
한명화
Mar 21. 2024
차 타고 가다가 보내온
발코니를 채운 아름다운 군자란 꽃
날마다 들여다보며 축제 즐기는데
우아한 군자란꽃 키워낸 짝꿍
꽃이 이쁠 때 인사할 분들께 보내드리라고
이렇게 이쁜 꽃들을 시집 보내라고?
곰곰 생각에 잠긴다
ㅡ화초를 사랑하는
ㅡ시집가서 잘 자랄수 있는
ㅡ감사함으로 받을수 있는
ㅡ내가 감사한 분들이라는 제몫을 단다
화초를 사랑하지 않으면 안되고
기를수 있는 자질이 안보이면 안되고
왜?라면 안되기에 꼭 감사드릴 ㅡㅡ
수년을 정성으로 가꾸어온 화초인데
큰 마음으로 인사할곳 있으면 하라셨는데
아무에게나 선심쓰듯 줄수는 없는 것
고심 끝에 두분을 선택했다
첫번째분은 오랜동안 동네일을 같이하며 앞장서서 열정을 쏟으시는 분인데 이번에 우리 아파트로 이사 오셔서 명목은?
입주 축하ㅡ로 전화 드리고 이쁘게 흰돌까지 깔아 무겁다며 짝꿍은 안아다가 집앞에 놓아주었다
돌아나오며 집앞에 있으니 들여 놓으라고
전화드렸다
너ㅡ무 감사하다신다
두번째는 모임의 총무를 맡아 수고하는 동생이었다 예전에 집에 초대해 갔을때 화초를 이쁘게 잘 키우고 있었는데 군자란은 없었다
늘 밝은 모습으로 총무일을 잘 감당해내는 동생이 너무 고맙고 또 잘 따라서 결정했다
동생은 너무 좋아하며 집이 좀 떨어져서 차에 싣고 가며 과일과 빵을 건네주고 간다
가다가 너무 좋았나 보다
사진을 찍어서 보내며 잘 키우겠다고,
너무 이쁘다고,
형부에게 너무 감사하다 꼭 전해달라고 톡방에 너스레를 떤다
왠지 딸네미 시집 보내는 마음이 이럴까
?
뿌듯하면서도 서운함이 맘속에 앉는다
내 마음이 이럴진데 수년간 지극정성으로 가꾸었는데 훌쩍 떠나보내기가 그리 쉽지는 않았을 짝꿍에게 감사하며
떠나보낸 군자란이 새로운 터전에서 사랑 받으며 잘 자라가길 바라는 마음 담아본다.
keyword
시집
이별
감사
60
댓글
12
댓글
12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한명화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출간작가
찔레꽃 안부
저자
삶의 날들에 만난 너무도 좋은 인연들의 사랑에 늘ㅡ감사하며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는 아직도 마음은 소녀랍니다 은빛 머릿결 쓸어 올리지만.
구독자
728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너를ㅡ
도토리 묵을 나누며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