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30여 년 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그저 시골 동네였는데 많이도 변했다며 어느 곳은 아직도 옛 모습을 보이기도 해서 반갑기도 하다며 봄의 해미 동네길을 걷는다
아직 이곳에는 봄꽃이 넘실거리지 않는다
한참을 걸어 해미 순교자 국제성지에 도착해서 보니 앞 전면에 생명의 책이란 작품이 펼쳐있다
설명을 읽어보니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 8/14~18일까지 이곳 해미순교성지에서 이루어진 아시아 주교들과의 만남에서 말씀하신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남기기 위한 조형물이라고 한다
또 책사이에 심겨진 호야나무는 과거 천주교 박해의 역사를 기억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가능성을 염원하고자 심었다 한다
설명글을 읽어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에 조각상이 있고 마당 안쪽에 교황 프란치스코 동상도 그가 다녀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한 것 같았다
1층 안으로 들어가 소강당이 있었는데 예배 중이라고 2층에 대강당에 올라가 보았다
그리 크지 않지만 경건한 기운이 나를 감싼다
여기저기 공사 중이라 더 살피지 못하고 내려와 순교자 기념관을 향했다
이곳에도 교황의 행적이 위쪽에 사진으로 전시되어 있었고 순교자들의 약간의 기록물과 어느 작가님의 작품일까?
얼마나 오랜 시간 무릎 끓고 기도한 후 작업을 했을까 ㅡㅡ
나의 주체하지 못하고 쏟아진 감정은 그 작품들과 함께 내일로ㅡㅡㅡ
기념관을 나와 커다랗게 노천성당 앞에서있는 여숫골의 유래를 찾아본다
여숫골의 유래는 박해를 받던 천주교도들이
ㅡ예수 마리아ㅡ를 부르는 기도소리를 동네 주민들이 ㅡ여수머리ㅡ로 알아듣고는 여숫골이라는 지명으로 전해지고 있다는 것
돌아보며 가슴 아프고 눈물 쏟아지는 태질했던 넓은 돌과 팔다리를 묶어 빠트렸던 진둠벙, 이름을 알 수 없는 무명인들의묘는 당시 해미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무관 영장이 권력 남용으로 기록도 남기지 않고 조정에 알리지도 않고 무자비하게 다양한 모습으로 고통과 두려움의 크기를 키우며 살육을 저질렀기 때문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