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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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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Mar 30. 2024

주여! 부활의 그날에

해미순교성지의 순교자의 모습 앞에서

호야나무에 매어 달린 순교자들
자리개질 돌
자리개질 당한 순교자
생매장 구덩이에 매장당한 순교자들
진둠벙에 수장당하는 순교자들
그날들의 진둠벙
진둠벙에 수장당하는 순교자들
배교의 유혹을 받은 순교자들
무명순교자들의 묘

해미 국제 순교성지ㅡ

이곳의 순교자가 다른 곳에 비해 많지만 이름이 남아있지 않은 것은 당시 해미현을 다스렸던 무관 영장이 막강한 권력을 남용하여 조정의 시책과는 무관하게 박해를 하였으며 중앙정부에도 알리지 않고 기록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라 한다

해미현의 처형방식에는 사약, 몰매, 참수, 

동사와 함께 산채로 묻어버리는 생매장과  물에 빠트려 죽이는 진둠벙 수장형장이 있었

순교성지 기념관 입구에 들어서니 줄에 엮여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있었는데 그 평안한 표정에 가슴이 매였다

또한 사실에 입각해 만들어놓은 작품을 보며 작가 또한 많은 시간을 무릎 끓고 기도로 준비한 후 은혜 안에서 작품을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그 무서운 현장들인데도 순교자들의 표정이 자세히 볼수록 평안해 보였기 때문이다

호야나무에 매달아 죽이고 손을 뒤로 묶은 채로 진둠벙에 산채로 밀어 넣고, 산채로 굴속에 넣어 생매장시키고 널따란 돌 위에 뉘여 매질해서 죽이고 그 고통 속에서도 주님께 의지하는 평안한 표정ㅡ

난 드디어 터지고 말았다

 소리를 내며 울고 말았다

작품들 앞에서 그 모습을 올려다보며

나무에 매달린체 목숨이 다하기까지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지

돌 위에서 매질을 당하며 얼마나 아팠을지

산채로 묶여 구덩이에 떨어져 흙이 덮여갈 때

얼마나 두려웠을지

뒤로 손이 묶인 채 진둠벙에 빠져 묽은 흙속으로 몸이 빠져 들어갈 때 얼마나 무서웠을지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어서

도와줄 수도 없어서

국가에서 권장하는 종교가 아니라는 단 하나의 이유로 형제자매이며 내 이웃이며

같은 동네 사람들을 이 처럼 무자비하게 죽일 수가 있는 것인지 정녕 사람이 행한 짓들인지 너무도 안타깝고 미안해서 참을 수 없는 울음이 밀려 나와 엉엉 소리를 내며 울고 있었다

짝꿍은 이렇게 계속 울면 다음번에는 순교지 여행 금지라며 달랬지만 참으려 해도 참아지지 않는 서러운 울음이었다

오늘은 사순절 고난 주간이다

3월 31일은 부활절ㅡ

울면서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주여! 저 많은 순교자들이 부활의 그날에 주님의 곁에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ㅡ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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