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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pr 01. 2024

4월의 첫날이다

4월의 첫날

하늘은 푸르고 또 푸르다

종이비행기 접어 타고 날리면

저 푸르름이 마법의 양탄자 되어 주겠지

창밖 향해 꿈꾸고 있는데

ㅡ내일 장인, 장모님 성묘 다녀옵시다

산속이니 도시락 준비해 가지고 ㅡ라는

짝꿍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감사의 물결 온몸 흐른다

생각도 안 하고 있었는데 ㅡㅡㅡㅡ

멀다

두 분이 잠들어 계신 곳이 너무 멀다

또 어쩌다 보니 따로 계셔서 더 멀다

작년에도 봄에 살피러 다녀오고

추석 즈음에는 예초기까지 챙겨 벌초하고

두 번이나 다녀왔었는데 ㅡ

마음씀이 감사해서 코끝이 찡하다

딸ㅡ여자ㅡ누군가의 아내ㅡ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는 여자의 마음에는 가신지 오랜 부모님께 짝꿍이 써주는 마음이 이렇게 큰 감동으로 채워지는 걸까

알았어요 도시락 준비하고 과일도 좀 챙기고ㅡ 라며 콧등이 시큰한데 무심한 듯 슬쩍 바라본다 너무 고마워서ㅡㅡㅎ

부부란 이런 건가 보다

말은 안 해도 4월 초에는 청명 한식이 있어 부모님 계신 곳을 살피고 싶은 마음 있으려니  먼저 말 내놓기는 쉽지 않은 여자의 마음 먼저 짐작하고 챙겨주는 배려ㅡ

조용히 일어나 운동한다고 큰소리치며 운동기구에 앉아 눈물 훔친다

아! 창밖 하늘이 푸르다

아까보다 더욱더 푸르다

내 마음도 하늘만큼 푸르다

오늘은 4월의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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