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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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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pr 29. 2024

단종문화제서 알게 된 팬덤이란

문화제는? 축제인 것 같다

둔치의 넓은 터가 축제장이다

들어가 보니 많은 이벤트와 참여행사가 유난히 많았다

눈에 띄는 것은 둔치의 높은 벽면에 안전관리책임자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쓰여 있었는데 안전에 그만큼 신경을 쓴다는 것이겠지ㅡ

이곳저곳 구경도 하고 참여도 하고 이른 아침부터 음악소리 귀를 때리던 품바공연도 들여다보며 어떻게 저처럼 끊임없는 공연을 할까  밤 11시 가까이까지  계속되는 그들의 열정이 놀라웠다

한참 돌다 보니 아침도 대충 때웠으니 맛있는 것 먹자며 짝꿍은 굳이 메밀전병과 메밀 전을 먹어야 한다며 메뉴 찾기에 나섰다

면마다 새마을 부녀회에서 부스를 열고 있었는데 행여라도 바가지를 막겠다는 정책? 인 듯 입구에 각 면마다의 음식 메뉴와 값을 공개해 놓아 그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있다!ㅡ짝꿍이 찾는 메밀 전병과 메밀 전  두 가지를 다 하는 곳은 한반도면 부녀회 한 곳

그곳에서 메밀 전병과 메밀 전 그리고 열무 국수와 빠질 수 없는 막걸리도 한주전자를

시키니 어느 때보다 짝꿍의 입이 귀밑에 걸렸다 

느긋하게 막걸리를 마셔가며 맛있게 먹고  공연장으로 갔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그늘아래 앉아있고 싶어서 찾아간 공연장에는 앞줄 많은 자리는 줄로 막아놓았기에 그 두쪽에 가서 정식 공연 전에 연습 공연을 보기로 하고 앉았다

한참을 즐기고 있는데 우르르ㅡㅡㅡ??

아! 민호 팬들이구나

우 ㅡ 많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사방에 장민호사진이 즐비했다

어는 분이 내게 묻는다

금방 가실 거지요? ㅡ아니 가건 말건 왜요?

자신들은 장민호 팬클럽이라며 이 앞줄 많은 자리를 선점하려고 아침부터 줄을 섰다나?

뭔 소리 우리 들어올 때 줄이란 건 없었는데ㅡ

할머니 한분이 화려하게 하늘색 치장을 하시고 눈을 소녀처럼 반짝이시며 묻는다

그러니까 오래 있지는 않을 거지요? 란다

우리가 비켜줄 이유는 없지만 조금 있다 갈 건데 도대체 언제 오셨느냐고 묻자 자신들은 어제 오후에 도착해서 자고 아침부터 자리를 잡으려고 줄 서있었다고ㅡ

기가 막혔다 어제부터라니ㅡㅡ

그러면 언제 가나요?

우리는  10시가 넘으면 갈 건데 우리 민호님 공연 끝나고 우리가 모두 일어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모두 떠난 다음 팬클럽회원들이 일어날 거라고ㅡ

그럼 지금 1시도 안 됐는데 밤 10시까지?ㅡ

장민호는 언제 만나나요? 끝나고 나면 모여서 만날 수도 없겠는데 ㅡ라고 묻자

자신들은 그저 민호님을 응원하기 위해서 다닐 뿐이지 끝나고 따로 만남은 없단다

그럼 공연 보러? 이렇게 어제부터?

그분은 단호하고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사는 희망이고 꿈이지 끼들도 다 키우고 사는 재미가 민호 팬클럽 행사란다ㅡㅡ

돌아보니 젊은 층~ 노년층까지 연령층도 다양한데 공통된 것은 모두 비슷한 하얀색에 하늘색의 머플러? 옷을 입고 모자도 흰색 모자에 장민호에 관한 다양한 모양들로 장식되어 있으며 머리띠의 색 까지도 같은 색이고 심지어 쇼핑백도 하늘색이다

그러고 보니 이곳 축제장의 팸플릿도 같은 색이던데 장민호 측을 배려해서 인가?

이런저런 공연의 출연자들과 사회자들도 모두 민호팬덤의 엄청난 힘을 인정하고 그녀들의 기분을 맞추기 위한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도지사 군수등도 장민호 팬클럽을 의식하는 인사를 잊지 않았는데 심지어 국회의원은 늘 비가 왔었는데 올해는 장민호가 오기 때문에 날씨도 맑단다ㅡㅎ

가수 장민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그의 팬클럽이 장민호 출연 행사장마다 끼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드디어 그가 무대에 올랐다

행사장의 함성에 많은 이들이 하던 인사를 떠올리며 저들의 힘을 의식하였다

하얗고 푸른 등과 별을 들고 심지어 장민호 얼굴이 든 동그란 부채를 만들어 그 많은 관중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번쩍이는 응원봉, 번쩍이는 별, 우렁찬 함성,

일사불란한 그녀들의 응원을 받는 멋진 가수 장민호는 행복한 사람일까?

장민호의 무대 모습을 보니 역시 그녀들이 반할 만도 하다고 인정할 만큼 분위기를 이끌어 가며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었다

듣기만 했지 열광 팬심이란  어떤 것인지 오늘에야 드디어 알 것 같았다

ㅡ정말 이해가 안 돼 저처럼 따라다니면 가정살림은 어쩌지?

나의 염려에 딸의 한마디가 나를 눌렀다

ㅡ엄마! 세상을 살면서 자신이 좋아해서 

푹 빠져 살 수 있는 게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들은 행복한 거예요 ㅡ란다

그녀들의 열정과 표정이 떠오르며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ㆍㆍ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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