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탈의 넓은 밭이 펼쳐져 있고 무언가를 심어서 파릇한 빛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는 밭이 있기도 하고 또 무언가를 심으려 빨간 밭에 고랑을 내어놓고도 있다
저 넓은 밭에 일일이 손으로 농작물을 심고 가꾸어야 하는데 얼마나 힘들까 걱정이 된다
또 다른 배경은 아직 보리를 수확하지 않아 누런 보리가 가득한 논과 옆에는 모내기를 끝낸 논이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머잖아 벼가 자라면 황금물결도 보개 될 것이라고 외치는 듯하다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랐는데 특히 모내기할 때가 생각난다
모내기할 때는 동네에 모내기 단이 있었다모내기 단에는 양쪽에 줄잡이가 있고그 줄에 맞추어 모를 심는데 어떤 이는 손이 빨라 자신의 앞을 먼저 심고 다른 사람 앞도 심어주는 배려도 하고 어떤 이는 손이 느려 늘 미안해한다는 얘길 들었었다
또 모내기 날은 잔칫날을 방불케 하는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어머니는 정성 들여 그 귀한 쌀밥을 하고 생선 조림을 준비하여 광주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논으로 가시면 우리는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뒤따라 가서 논둑에 펼쳐놓고 점심을 먹을 때 우리도 곁에서 그 맛있는 쌀밥을 먹을 수 있는 너무 행복한 날이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양기가 모를 심어 논두렁의 맛있는 점심은 잊힌 것 같다
밭을 지나며 누가 저 힘든일을 다 하나걱정을 하다가 물이 찰랑대는 논에 모내기가 끝난 논과 아직 기다리는 논을 보고는 옛 추억에 빠지기도 하며 달리는차 안으로 옛 고항집에서 뛰놀던 진한 그리움에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