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파란 여행

차안에서 바라보는 강원의 들판

by 한명화

강원도 여행길을 달린다

산비탈의 넓은 밭이 펼쳐져 있고 무언가를 심어서 파릇한 빛으로 존재감을 나타내는 밭이 있기도 하고 또 무언가를 심으려 빨간 밭에 고랑을 내어놓고도 있다

저 넓은 밭에 일일이 손으로 농작물을 심고 가꾸어야 하는데 얼마나 힘들까 걱정이 된다

또 다른 배경은 아직 보리를 수확하지 않아 누런 보리가 가득한 논과 옆에는 모내기를 끝낸 논이 자랑스러운 모습으로 머잖아 벼가 자라면 황금물결도 보개 될 것이라고 외치는 듯하다

어린 시절 농촌에서 자랐는데 특히 모내기할 때가 생각난다

모내기할 때는 동네에 모내기 단이 있었다 모내기 단에는 양쪽에 줄잡이가 있고 그 줄에 맞추어 모를 심는데 어떤 이는 손이 빨라 자신의 앞을 먼저 심고 다른 사람 앞도 심어주는 배려도 하고 어떤 이는 손이 느려 늘 미안해한다는 얘길 들었었다

또 모내기 날은 잔칫날을 방불케 하는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어머니는 정성 들여 그 귀한 쌀밥을 하고 생선 조림을 준비하여 광주리에 담아 머리에 이고 논으로 가시면 우리는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뒤따라 가서 논둑에 펼쳐놓고 점심을 먹을 때 우리도 곁에서 그 맛있는 쌀밥을 먹을 수 있는 너무 행복한 날이 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양기가 모를 심어 논두렁의 맛있는 점심은 잊힌 것 같다

밭을 지나며 누가 저 힘든 일을 다 하나 걱정을 하다가 물이 찰랑대는 논에 모내기가 끝난 논과 아직 기다리는 논을 보고는 옛 추억에 빠지기도 하며 달리는 차 안으로 옛 고항집에서 뛰놀던 진한 그리움에 잠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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