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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서양 미술사 전의 횡재

by 한명화

지난 6월 삼척여행 중

개관 30주년 기념 교과서 속 서양미술사 전을 하고 있는 삼척 문화예술회관을 찾았다

정말 이게 웬 횡재냐며 너무 기뻤다

미술에 무지해도 보는 건 행복해서 뜨거운 햇살을 헤집고 들어선 전시관

입구에 교과서 속 미술전이라는 플래카드가 화려한 인사를 한다

입장하여 눈에 들어온 그림들은 내 두 눈을 휘둥그레 키워 놓았다

정말 책자로 보았던 눈에 익은 그림들은 우리가 이곳저곳에서 많이 접해서 친근감이 있어 반가웠다

전시회에서 만났던 뭉크의 절규, 밀레의 이삭 줍기, 루벤스의 밀짚모자, 고흐의 해바라기, 칸딘스키와 드가, 라파엘로와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피리 부는 소년과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의 멋진 모습도 있었다

또 딸과 함께 찾았던 제주도 빛 축제에서 커다란 벽과 전시장에서 만났던 구스타브 크림트의 작품 키스도 반가웠다

반가운 친구를 만난냥ㅡㅎ

이렇게 다양하고 유명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아주 멋진 행운이었다

물론 진품은 아니겠지만ㅡㅡ

감탄을 쏟아내며 기쁘게 둘러보고 나오며 미술사님의 바로 옆에 전시된 프라고나르 작품 그네를 보며 얘기를 나누었다

ㅡ전시된 작품들이 진품일 리는 없지요?

ㅡ물론입니다 정교한 복사품이지요ㅡ

ㅡ이 그네 작품이 향락적이라 하는데 왜지요?

ㅡ잘 보시면 그네를 밀어주는 사람과 그네 밑에 앉아서 바라보는 사람이 있지요?

그네를 밀어주는 사람은 여인의 남편이고

그네가 오가는 모습을 그것도 밑에 비스듬히 누워 바라보는 사람은 여자의 연인이랍니다

ㅡ녜??? 남편과 연인?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한바탕 웃음을 터트리고는 유쾌한 걸음으로 미술관을 나오며 나누는 얘기는

미술사님의 센스가 이 전시회를 오래도록 기억하게 할 것 같다고ㅡ

계획에 없던 교과서 속의 서양 미술사 전을 만난 건 정말 뜻밖의 횡재였다고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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