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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Aug 05. 2024

며느리와 마주친 눈빛이

얼마 전 이쁜 며느리는

친정어머니가 보내셨다며

큼직큼직한 감자 한 상자와

굵디 굵은 양파 한 상자를 가져왔다

어머니가 씨알이 좋다시며 구해 주셨다고

친정집 근처에 농사지으시는 분들이 계셔서

좋아 보인 다시며 가져다 드라라 했다고ㅡ

너무도 감사한데 양은 너무 많고 어떡하지?

한알도 상해 버릴 수는 없는데 ㅡ라는데

짝꿍의 방법을 알려주었다

ㅡ여보! 감자는 신문지로 한알씩 싸서 냉장실 서랍 한 칸을 비운고 넣읍시다

강원도가 고향인 짝꿍은 어린 시절 어르신들이 농산물을 땅굴속에 보관하셨는데 상한 것 없이 오래도록 먹었다며ㅡㅡ

오우케이ㅡ감자를 한알씩 싸서 냉장고 서랍으로 직행했는데 양파는?

짝꿍은 말리는 데 사용하는 망을 가져와 그곳에 양파를 넣어 주방 쪽 그늘진 베란다

바람이 잘 통하는 창 앞에 걸어주었다

우!ㅡ와!ㅡㅡ이만하면 걱정 없겠구나

8월의 첫 토요일

무더위에 쉬라 만류했는데도 바리바리 장을 바와 고기는 먹기 좋게 손질하고 소분할 것들은 소분해서 정리하고 점심은 유명한 집에서 사 왔다며 방금 삶아낸 쫀득쫀득한 족발과 막국수를 펼쳐 점심을 먹고 뒤처리 하며 마주한 양파걸이를 보고는 눈이 동그레 져서

 ㅡ어머니! 양파가 상하지 않겠네요

감자도 이렇게 저장하셨어요?라고

그럼! 누가 보내신 건데 한알도 상하면 안되지 아버지가 저리 걸어 주셨어ㅡㅡ

이쁜 며느리는 빙그레 웃으며 속삭이듯 말한다

ㅡ별것도 아닌데 그리 생각하시니 고마워요

그게 무슨 소리, 내가 너무 고맙지

며느리와 마주친 눈 빛이 사랑으로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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