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파란 여행

영호루 찾아 삼만리

by 한명화
계단 끝에서 올려다본 뒷모습의 영호루
전면 공민왕의 현판
영호루 옆면

안동여행 코스에 영호루가 있어 찾아가기 위해 내비에 영호루를 찍고 가기 시작했는데

??? 네비가 이상하다

요즘세상에 지도확인 잊고 오로지 네비 따라가는데 엉뚱한 길로 안내하여 동네골목을 돌고, 2차 도전에도 돌고 돌고ㅡ 포기하고 영호루를 내려놓았는데

다음날 이른 아침 3차 도전

영호루를 찾아간다

이번에는 반대쪽에서 출발하니 바로 직행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올려다보니 과연 멋스러운 품위가 깃들어 있다

계단을 올라 영호루에 다가가니 너무 가까이에 여유 마당이 없어 고려 공민왕이 금글씨로 써서 내려보냈다는 현판이 있는 전면 사진을 바로 찍을 수가 없었다

이 현판은 공민왕이 홍건적을 피해 안동에 계실 때 이 루에 오르시었는데 환도 후 영호루라는 금자현판을 친히 써서 내리시어 걸게 했으나 세 차례나 홍수로 유실되었지만 하류 수백리에서도 찾아내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유실과정에서 금색은 다 지워졌지만ㅡ

누각 옆으로 돌아 멋들어진 옆면을 찍으며 아침햇살에 빛나는 영호루를 감탄을 하며 바라본다

우리 고유의 건축양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역시 날아갈듯한 추녀의 멋스러움이다

한참을 올려다보며 나도 몰래 고개가 끄덕여진다 역시ㅡㅡ라며

계단을 올라 누각에 오르니

우ㅡ와!

그 크기의 웅장함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지금껏 보아온 어느 누각에 견주랴

또 누각 안 위쪽 도리에 웅장하고 힘찬 역동이 가슴을 뛰게 한 글귀는

ㅡ落東上流 嶺左名樓 낙동상류 영좌명루ㅡ

낙동강 상류 영남좌도의 이름난 누대라는 뜻으로 1820년, 순조 20년 안동부사 김학순 님이 썼다고ㅡ

누각의 웅장함에 놀라고 도리에 붙여놓은 글귀의 크고 힘찬 역동에 더 놀라웠다

역시 고려의 누각임을 증명하듯 정몽주와 정도전의 현액이 도리에 걸려있었다

누각에서 내려다보이는 안동의 모습에

옛 건물과 현대의 문명을 느껴보며 누각을 내려오다가 돌계단에서 뒤돌아본 영호루 뒤편에 박정희 대통령의 한글로 단아하게 쓴 영호루라는 현판을 보며 왤까?

공민왕의 현판과 안동부사의 엄청난 글을 만난 후여서인지?ㆍㆍㆍ

영호루 찾아 삼만리는 역시 포기하지 않은 여행자의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루어진 귀한 만남이었다며 계단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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