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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파란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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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Sep 22. 2024

무조건 주차비 10,000원

가평용소폭포 주변 주차비

가평의 여행길에 용소 폭포도 가보자며 차를 달렸다

아름다움으로 이름을 떨쳐야 하는데 언제인가  험한 뉴스가 그 이름을 덮쳐 억울한 용소폭포다

암튼 도대리 용소폭포에 도착했다

시골이라 빈터도 있는 것 같고 더 가까이 주차장도 있어서 내려가  주차를 하려 하니 관리인인가? 남자분이 나오더니 이곳에 차를 세우면 무조건 10,000원을 내야 한단다

약 5분만 세우면 되는데 저기 용소폭포 사진만 찍고 올게요ㅡ

그러니까 하루를 세워도 10,000원이고  

5분 세워도 10,000 원을 내고 세우라고요

ㅡ녜? 5분도 10,000원?

그러심 한 2,000 원만 받으심 안 되나요?ㅡ

안됩니다 무조건 세우면 10,000원입니다

너무 어이가 없어 차를 돌려 나와 거리를 살펴보니 여기저기 주차비 10,000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한번 밑에서 당했으니 세울 수도 없었는데 공중 전화기 옆에 주차장 아닌 공터가 있어 주차를 하고 내려보니

아뿔싸!  이 동네 인심 뭐지?

공중전화 부스에서부터 노란 실선을 바로 그은 것이 아니라 차를 대지 못하게끔 사선으로 그어서 우리 차가 노란 실선에 서 있는 것이었다

동네 사람들이 이곳에 주차를 못하도록 일부러 노란 실선을 엉터리로 그어놓고 위반을 유도하는 것 같았다

기가 막혀 먼 길을 왔지만 용소폭포 포기하자며 돌아가려는데 차를 300여 m 달리자 논 옆 도로에 여유가 있어 그곳에 주차를 하고 비가 내리는 길에 우산을 받고 걸었다

걸으며 살펴보니 여기저기 10,000원이 쉽기도 하다

용소폭포에 내려가니 가평군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해 구명조끼도 무료로 빌려주고 안전 요원도 있고 시설도 잘해 두었다

용소 폭포는 물줄기는 약했지만 푸르고 맑은 물빛이 아름다워 평안한 마음으로 물멍에 빠져도 될 듯 시선을 끌었다

잠시 아름다운 벤치에 앉아 폭포를 돌아보고  사진을 몇 장 찍고 물가에 내려갈 날씨는 아니어서 용소폭포를 보고 돌아 나오는데 길가에 가평군에서 운영하는 안내센터에 서너 분이 계셔서 말했다

ㅡ여기 용소폭포는 가평군에서는 여행객 유치를 위해 애를 쓰는 것 같은데 동네 주민들은 여행객이 발을 못 붙이게 하네요ㅡ

무슨 말이냐고 묻는다

ㅡ이곳에 주차비는 세우기만 하면 10,000 원이라는데 그런 주차비가 대한민국 이곳에 있다는 사실을 아세요?

설마 시간단위로 써놓지 않았느냐고 한다

내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도 어이가 없어하며 이건 아니라 시며 사유지라 ㅡ라신다

가평군에 말씀드려서 개선해야 할 듯하네요

그분들과 대화를 나누고 다시 우산을 받고  차가 있는 곳까지 300여 m를 걸으며 웃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비 오는 가평의 거리를 우산 속 데이트를 하네요ㅡㅡ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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