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지겸이란 유학자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좋은 말로 칭찬하며 기른 아이는 아주 잘되었고 성내고 꾸중하며 기른 아이는 장래가 좋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 기르는 방법을 글로 써서 책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가르쳤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책에서 배워 아이들을 잘 보살피며 잘 자라게 했는데 소문이 점점 임금의 귀에까지 들어가 그 책을 가져오라 명하시고 책을 본 임금이 그 책으로 왕자를 가르치게 했고
그 책이 동몽선습이랍니다ㅡ
저 위로 산 중간에 동몽선습 조각 작품이 있지요ㅡ라는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떠 올리며 애한정으로 향했다
???
아래쪽에 정자
중간에 동몽선습 조각품
위쪽에 또 정자
뭐지?
길도 닦아놓지 않고 방치된듯해 풀숲 사이로 걸어 아래쪽 정자로 가 보니 서쪽에 일주문 그 옆에 140여 년이 된 엄청난 아름드리 느티나무를 보니 이곳이 애한정이구나
안으로 들여가 보니 그리 크지 않고 화려하지 않아 단아하고 기품 있어 보이는 방과 대청마루가 있는 이곳에 왠지 손길이 멀어진 느낌이 들었지만 대청마루 위쪽에 애한정 현판이 걸려 있었다
조선중기 유학자 박지겸은 임진왜란 때 백의로 왕을 의주까지 모신 공로로 별좌를 지내다가 광해군 때 정치가 문란해지자 광해군 6년에 낙향하여 정자를 짓고 자신의 호인 애한정이라 이름 하고 학동들을 가르쳤다고ㅡ
이곳을 돌아보고 다시 위쪽으로 올라갔다
동몽선습의 조각품을 지나 위쪽에 또 다른 애한정? 그곳 문 앞에 애한정의 안내가 있다
이게 무슨 짓일까
아래쪽에 역사를 간직한 고고한 자태를 안고 있는 원래 애한정이 있는데 이곳에 새로운 애한정을 지어놓다니 그리고 보니 애한정 주변을 가꾸지 않고 길도 없어 풀숲을 걸어갔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구나
올라오며 세월 먹은 소나무들이 멋들어진 자태를 자랑하고 있어 감탄을 했었는데 그 멋진 소나무숲을 베어내고 새로운 애한정을 지었겠구나
진짜가 엄연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그곳을 잘 관리하면 될 터인데ㅡㅡㅡ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 자신의 치적을 위해 벌인 사업이 아닐까?라는 의문과 이곳에 치중하며 동몽선습을 탄생시킨 애한정을 방치하는 것 같아 역사를 사랑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솟아오르는 울분이 올라옴을 눌러야 했다
부디 부탁하기를 아이들을 가르치고 동몽선습을 집필한 유학자 박지겸의 역사가 담긴 애한정을 잘 살펴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