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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명화 Dec 06. 2024

감사해요 당신과 함께여서

1983년 추석날의 지는 해

1983년 추석날은 휴일이 하루여서 고향에도 못 가고 외로운 추석날이었다

가계들도 문을 닫고 거리는 텅 비었으며 명절에 홀로 하는 외로움에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에 올라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다가 뒤쪽으로 날이 어두워지고  그 많던 사람들이 다 내려가고 달이 중천에 떠오르는 것도 모르고 있었나 보다

뒤에서 들리는 음성ㅡ

-아주머니! 날이 어두워졌습니다-라는 

소리가 들렸는데 돌아보니 사람은 아무도 없고 저벅저벅 멀어져 가는  발걸음 소리만 들렸었다

얼마나 무섭고 놀랐는지ㅡㅡㅡ

그게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되었고 서로를 알아보고 우린 100일이 되기 전 결혼을 했는데 휘리릭~~~~ 날들이 지나 어제는  벌써 41번째의 결혼기념일이었다

어제는 스케줄이 있어 오후에야 집에 돌아

오롯이 짝꿍과 둘이서 마주 앉은 저녁 식탁고기도 굽고 며칠 전에 사다둔 막걸리로 축배도 들며 식사를 한다

나보다 나를 더 잘 알아 살펴주고 배려해 주는 짝꿍의 모습에 늘 고마워요를 달고

살 수 있게 해 주니 얼마나 복 받은 삶인가

오랜 날들을 사는 동안 늘~ 행복하게 해 주어 감사하다

앞으로 또 많은 날들에 건강을 유지하며

여행도 다니고 행복한 마음으로 주 보고 웃으며 남은 날들을 가꾸어 가리라

언젠가 먼 길 떠나는 날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ㅡ


이 글을 쓰며 가만가만 속삭여 본다

41년을 행복하게 잘 살아 축하해!

서로에게 늘 감사하며 잘 살아왔어

평안하고 평범한 삶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날들도 잘 살 거야

여보! 정말 감사해요 당신과 함께여서

명화야! 정말 축하해 ㅡ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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