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겨울이 오면 짝꿍은 내게 말한다
ㅡ여보! 마스크 꼭 쓰고 다녀요
감기 옮아 고생하고 또 내게 나누지 말고 ㅡ
밖에 활동이 아직도 많은 내게 주의를 당부하셨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나는 마스크를 쓰면 너무 답답해서 집에서는 쓰고 나가도 얼마못가 벗어버리곤 했다
몇 해 전 ㅡ대학원 선, 후배모임으로 백령도에 다녀왔었는데 선배 한분이 자신이 감기가 심한데 너무 오고 싶어서 왔다고 했었는데 그녀는 언제나 내 곁에 있었다
1박 2일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독감에 시달렸는데 짝꿍에게도 나누고 말았다
덕분에 둘이 같이 한 달 가까이 고생을 했었다
그 후로 해마다 거의 연례행사처럼 겨울이면 감기로 고생을 하는 것 같다
올해도 짝꿍은 감기 걸리면 같이 고생하니 밖의 활동에 주의하라는 당부와 나갈 때마다 마스크를 강조했었다
하지만 난 또 감기에 걸렸고
이제 보름이 지나가는데도 아직이다
나만이면 괜찮은데 짝꿍에게도 나누고 말았다
큰일이다
짝꿍의 감기는 나보다 더 심해서 밤이면 잠을 잘 자지 못할 정도로 숨이 멎을 듯 기침을 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겨울이면 등장하는 거실 아랫목에 따뜻하게 장치를 하고 두꺼운 담요를 덮고 있는데도 가끔씩 숨이 멎을듯한 기침을 하고 있는 모습에 안절부절이다
너무 미안해서
너무 안타까워서
너무 걱정되어서ㅡ
난 참 미련한 바보다
스스로 건강을 챙기지 못하는 것도 모자라 해마다 감기를 달고와 동해의 겨울바다 보러 가자며 계획하던 짝꿍에게 저리 심한 고생을 시키고 있으니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