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by 한명화

참 많이도 사랑하고

많이도 관심을 기울이고

또 많이도 배려하는 것 같은 지인들

수년을 함께하는 모임의 지인들 이어서 자주 만나는데도 참으로 할 얘기가 넘친다

큰언니에서 막내까지 10여 년의 차이가 나지만 수다의 시간에는 간극이 없다

며칠 전 수다의 주제는?

남편을 먼 곳으로 보내고 혼자된 누군가의 이야기로 열띤 토론이 불꽃을 튀었다

이유는 혼자된 지 5년쯤 된 그녀에게 모두가 이미지를 알만한 남자가 톡을 계속 보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그분의 이미지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다는 것으로 그녀는 거절하고 잘라내야 하는데 계속 받아 주고 있는 것

자신은 아니라 부정하지만 딱 자르지 못하고 묵묵하게 있는 것은 그 남자에게 어떤 희망의 시그널을 보내는 것과 같다고ㅡ

누군가가 말했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글을 주고받다 보면

어느 순간 넘어간다고ㅡ

또 누군가는 말했다

그녀는 똑똑해서 절대로 그리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ㅡ

또 누군가는 말했다

너무 외롭고 힘드니까 나름 위로가 되는 것은 아닐까라고 그러기에 잘라내지 못하는지ㅡ

혼자된 지 오래인 분이 말했다

남편과 같이 사는 사람들은 혼자된 자의 외로움을 이해하지 못한다며 게다가 몸이라도 아프면 얼마나 힘든지 아느냐며 그녀의 마음이 이해된다고 ㅡ

그 남자도 혼자이다 보니 많이 외로울 때 글을 보내는 것 같다며 서로 외로운 사람끼리 글을 주고받으며 서로 위로받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ㅡ

아주 강한 부정의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문제라고 그 남자가 나이도 많은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며 꾼 같다며 이제는 건강 챙기며 의연하게 살아야 한다고ㅡ

부드러운 목소리도 들린다

몸이 늙지 마음은 청춘이라며 그분이 그러면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생각 차이라고 ㅡ

열띤 의견들이 분분하다

그분이 톡에 글을 보내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마음의 상처를 입었던 한 사건을 지켜본 후 위로 차원에서 글을 보냈던 것이었기에 고마운 마음에 냉정하게 처리를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 왜 이리 관심이 많은지ㅡ

결론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어떤 문제를 본인도 없는데 이렇게 열띤 논쟁을 하는 것은 무의미하니 잘 살펴보고 행여 걱정되는 일이 생길 것 같으면 옆에서 지켜주자며 토론이 일단락되었다

집에 돌아와 생각해 본다

관심은 사랑일까? 아니면 배려일까 ㅡ

관심이 지나친 것은 그만큼 사랑해서인가?

개인의 사생활인데 마치 부모가 된 것처럼 열띤 모습들을 떠올리며 빙그레 미소 머금는다

전생이 있었다면 어쩌면 부모형제들이었나?

사랑과 배려라는 포장으로 너무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불편을 초래할 것인데ㅡㅡ

누군가의 말처럼 서로 외로운 사람끼리 글로 위로를 주고받는 것이 그리 위험한 일일까?

타인의 삶은 누구도 살아줄 수 없다

선택은 스스로 결정하는 것일진대 그러기에 타인의 사생활에 지나친 관심은 불필요한 것이 아닐지 ㅡ

삶은 유한하기에 외로움보다는 서로를 위로하고 토닥이며 함께하는 행복을 꿈꿀 수 있는 것인데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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